검찰 구형보다 5년 더한 박성재 25년형 법정구속…이진관 사법정의인가, 한덕수에게 맞춘 형량인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내려진 징역 25년은 단순한 중형 선고가 아니다. 특검이 요청한 20년보다 5년 높은 형량이다. 법원은 검사의 구형에 묶이지 않는다. 그러나 구형을 넘어서는 순간 재판부는 더 무거운 설명 책임을 진다. 왜 25년이어야 했는지, 어떤 행위가 그 차이를 만들었는지, 같은 법정의 다른 피고인과 비교해 형평은 어떻게 확보되는지 국민은 묻게 된다.
검찰이 20년을 구형했는데 법원은 25년을 선고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내려진 1심 판결은 단순한 중형 선고가 아니다. 같은 재판부가 한덕수 전 총리에게도 구형보다 8년 높은 23년을 선고했던 점까지 겹치며, 법원은 이제 “유죄인가 무죄인가”를 넘어 “왜 이 형량이어야 하는가”라는 더 무거운 질문 앞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인정해 징역 25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특검은 앞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 무마 청탁 혐의에 대해서는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기각 판단을 내렸다.
이 판결을 두고 “법원이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있느냐”는 질문부터 나올 수 있다. 답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 형사재판에서 검사의 구형은 재판부를 법적으로 묶지 않는다. 재판부는 범행의 성격, 피고인의 역할, 책임 정도, 범행 이후 태도, 헌정질서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해 더 높거나 낮은 형을 선고할 수 있다.
그러나 가능하다는 말은 충분하다는 뜻이 아니다. 구형을 넘어서는 순간, 특히 5년·8년처럼 큰 폭의 차이가 반복될 때 법원은 더 높은 설명 책임을 진다. 왜 검찰의 법률 판단과 양형 의견보다 더 무거운 형벌이 필요한지, 어떤 증거와 어떤 법리가 그 차이를 만들었는지, 항소심과 국민이 검증할 수 있도록 판결문 안에서 설득해야 한다.
사법정의는 강한 형량 그 자체가 아니라, 강한 형량을 납득시키는 논리에서 출발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가 헌정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줬다는 점, 고위 공직자가 국가 권력을 이용한 불법적 조치에 관여했다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법원은 한덕수 전 총리 사건에서 비상계엄을 국헌문란 목적의 내란으로 판단했고, 이를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하며 헌법질서 훼손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더 냉정해야 한다. 헌정질서를 지킨다는 이름 아래 형벌의 비례성마저 흐려진다면, 사법은 권위를 얻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의심을 키우게 된다. 법원이 가장 엄중한 사건을 다룰수록, 판결은 감정과 시대 분위기가 아니라 증거와 법률, 양형 논리로 서야 한다.
박성재 전 장관 사건에서 재판부가 본 핵심은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간부회의 소집,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여력 점검, 출국금지 담당자 대기 지시 등이다. 재판부는 이 행위들이 단순한 행정 준비가 아니라 계엄 후속조치에 순차적으로 가담한 행위라고 판단했다. 반면 박 전 장관 측은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책임은 느끼지만 내란에 공모하거나 중요임무를 수행한 사실은 없다고 부인해 왔다.
이 차이가 중요하다. 재판은 피고인이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정치적·도덕적 책임을 묻는 자리가 아니다. 형법상 내란 중요임무 종사라는 중대 범죄가 증거로 입증되는지를 따지는 자리다. 국민은 “계엄을 막지 못했다”는 비난과 “내란 중요임무에 종사했다”는 법적 책임이 어떻게 구별됐는지 알고 싶어 한다.
같은 재판부에서 반복된 ‘구형 초과’는 더 큰 질문을 만든다.
이진관 부장판사가 이끄는 형사합의33부는 한덕수 전 총리에게도 특검 구형 15년보다 8년 높은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당시 법조계에서도 구형을 상당 폭 초과한 중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물론 사건별 피고인의 지위와 행위, 증거는 다르다. 박성재 전 장관 사건과 한덕수 전 총리 사건을 기계적으로 비교해 같은 잣대로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같은 재판부에서 구형보다 높은 형량이 연이어 선고되면 국민은 자연스럽게 묻게 된다. 재판부는 특별히 엄중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가. 그렇다면 그 기준은 어디까지이며, 다른 내란 관련 사건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인가. 아니면 특정 사건과 특정 피고인에게만 유독 가혹하게 작동하는가.
이 질문은 재판부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사법부를 정치적 의심에서 지키기 위한 질문이다. 판결이 정권의 교체나 여론의 방향에 따라 달라진다는 인상을 남기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판결을 내린 법원 자신이다.
사법부가 감당해야 할 것은 정권의 분노가 아니라, 헌법의 균형이다.
정권이 바뀌면 전임 정부 인사들이 수사와 재판의 중심에 서는 일은 한국 정치에서 반복돼 왔다. 그렇기에 사법부는 더 조심해야 한다. “전 정부 인사에게 엄정했다”는 평가보다 중요한 것은, 정권이 다시 바뀌어도 그대로 인용될 수 있는 법리와 양형 기준을 남기는 일이다.
사법정의는 누군가에게 가장 무거운 형벌을 내리는 장면에서 가장 선명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시작일 뿐이다. 진짜 정의는 같은 법이 다른 피고인에게도 같은 기준으로 적용되는지, 검찰의 구형을 넘어설 때 그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는지, 항소심에서 다른 판단이 나와도 흔들리지 않을 논리로 판결이 쓰였는지에서 완성된다.
박성재 25년형은 아직 확정판결이 아니다. 항소심과 대법원 절차가 남아 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판결을 미리 정치적 보복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중형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의라고 환호하는 것도 아니다. 국민이 요구해야 할 것은 하나다. 왜 25년인가. 왜 구형보다 5년 높은가. 그 질문에 사법부가 판결문으로 답해야 한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내란 가담’ 박성재 재판 시작…‘한덕수 중형’ 이진관 판사 심리」, 2026년 1월 26일.
- 연합뉴스, 「‘국민에게 송구’ 울먹인 박성재…내란 가담 징역 20년 구형」, 2026년 4월 27일.
- 뉴스1, 「‘내란 가담’ 박성재 1심 징역 25년 선고…법정구속」, 2026년 6월 22일.
- 연합뉴스, 「한덕수 징역 23년·법정구속 이진관 판사…‘윤 계엄=내란’ 첫 판단」, 2026년 1월 21일.
- YTN, 「‘징역 23년’ 한덕수, 구형보다 무거운 형량 이유는?」, 2026년 1월 22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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