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불영어 논란, 교육부 AI 출제 시스템 도입 추진…2026 수능 영어 1등급 3.11%의 의미: AI가 수능 난이도와 출제 오류를 바꿀 수 있을까
수능 ‘불영어’ 논란과 교육부의 AI 출제·검토 시스템 도입: AI는 수능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을까?
“영어를 잘하는 아이가 왜 수능 영어에서는 어려움을 겪을까요?” “절대평가라면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었는지 판단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수능 영어를 두고 학부모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영어 공부를 오랫동안 해 온 학생도 수능 지문 앞에서는 당황할 수 있습니다. 단어를 모르는 것도 아니고, 문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닌데 문장의 의미가 쉽게 연결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있습니다. 학생이 어려워하는 이유가 영어 실력 부족 때문인지, 문항 자체가 지나치게 어려웠기 때문인지, 아니면 시험의 난이도를 조절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2026학년도 수능 영어의 이른바 ‘불영어’ 논란은 바로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교육부가 내놓은 개선 방안 가운데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이 주목해야 할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과 난이도 예측·유사 문항 검토 체계의 도입 추진입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출제자가 AI라는 새로운 도구를 사용하게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앞으로 국가 수준의 시험에서 문항을 만들고, 검증하고, 난이도를 판단하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오늘은 이 문제를 조금 더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 AI가 수능 영어의 난이도 조절 실패를 막을 수 있을까요?
- AI가 만든 지문은 사람이 만든 지문보다 더 공정할까요?
- 그리고 우리 아이들의 영어 공부는 무엇을 달리해야 할까요?

1. ‘불영어’ 논란, 단순히 어려운 시험의 문제였을까?
먼저 이번 논란의 배경부터 정확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가 2026년 2월 발표한 수능 출제 체계 개선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의 1등급 비율은 3.11%였습니다.
이는 영어 절대평가가 도입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다만 교육부는 영어 1~3등급 비율과 평균 점수는 전년도 수능과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함께 설명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1등급 비율이 낮았다는 사실만이 아닙니다. 교육부의 조사에서는 출제 과정에서 발생한 문항 교체와 이후의 난이도 점검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영어 영역은 총 45개 문항 가운데 지문 전체가 교체된 문항이 19개였습니다. 같은 기준으로 국어는 1개, 수학은 4개였습니다. 교육부는 지나치게 많은 문항 교체로 난이도 점검 등 후속 절차에 차질이 발생했고,
검토위원의 의견도 출제 과정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시험의 난이도는 출제자가 처음부터 의도한 대로 결정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처음에 적절한 수준으로 설계한 문항도 수정과 교체가 반복되면 전체 시험의 난이도 분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 문항의 난이도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여러 문항이 모였을 때 시험 전체가 어떤 수준으로 구성되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쉬운 문항, 중간 수준의 문항, 어려운 문항이 적절하게 배치되어 있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출제 과정에서 오류나 교육과정 적합성 문제를 이유로 문항 여러 개를 교체했는데, 대체 문항이 기존 문항보다 더 어려웠다면 어떻게 될까요? 각각의 문항은 오류가 없더라도 전체 시험은 처음 의도했던 수준보다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교육평가에서 살펴봐야 할 지점입니다. 문항 하나의 완성도와 시험 전체의 난이도 적절성은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번 논란을 단순히 ‘영어 문제가 어려웠다’는 이야기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출제, 검토, 문항 교체, 난이도 조절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평가 시스템이라는 점을 보아야 합니다.
2. 교육부가 추진하는 AI 출제·검토 시스템은 무엇이 다를까?
교육부가 발표한 개선 방향은 AI가 수능 전체를 독자적으로 출제하도록 맡기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핵심은 출제 과정에서 AI를 지원 도구로 활용해 지문 생성에 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향후 난이도 예측과 유사 문항 검토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추진 방향을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AI를 활용한 영어 지문 생성
영어 문항을 출제할 때는 적절한 지문을 확보하는 일부터 쉽지 않습니다. 교육과정에 맞는 내용이어야 하고, 어휘와 문장 구조도 적절해야 하며, 저작권 문제도 고려해야 합니다.
여기에 문항으로 만들었을 때 평가하려는 능력이 제대로 드러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AI 지문 생성 시스템은 이러한 과정에서 출제진을 지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영어 독해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주제, 어휘 수준, 문장 길이, 글의 구조, 내용의 복잡성 등을 조건으로 설정하고 여러 지문 초안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출제진은 이를 검토하고 수정해 평가 목적에 적합한 지문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물론 AI가 지문을 생성했다고 해서 곧바로 수능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관계가 틀렸거나, 문맥이 부자연스럽거나, 특정 어휘에 대한 이해가 정답을 결정하는 데 지나치게 큰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생성된 결과물에 대한 별도의 검증이 필요합니다.
둘째, AI를 활용한 난이도 예측
두 번째는 난이도 예측입니다. 출제자가 어렵다고 생각한 문제가 실제 수험생에게도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출제자가 평이하다고 판단한 문항이 특정한 어휘나 추론 구조 때문에 예상보다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AI는 어휘 빈도, 문장 구조, 문장 간 논리 관계, 추론의 복잡성 등 다양한 특성을 분석해 문항의 난이도를 추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가령 두 지문이 비슷한 주제를 다루더라도 한쪽은 문장 구조가 단순하고 정보가 직접적으로 제시되어 있는 반면, 다른 쪽은 핵심 정보가 여러 문장에 분산되어 있고 논리적 연결을 추론해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분석하면 출제진이 문항을 비교하고 검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AI가 예측한 난이도와 실제 학생들이 경험하는 난이도는 같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생의 학습 경험, 어휘 지식, 배경지식, 읽기 속도, 시간 압박 등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AI의 분석은 사람의 판단과 실제 응답 자료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셋째, 유사 문항과 오류 검토 지원
세 번째는 기존 문항이나 사교육에서 사용되는 문항과의 유사성을 검토하는 것입니다. AI는 문장 표현이 달라도 의미와 구조가 비슷한 자료를 찾아내는 데 활용될 수 있습니다.
출제진이 기존 문항과 유사한지 검토하거나 특정한 문항 패턴이 반복되는지 살펴볼 때 유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사하다는 사실만으로 부적절한 문항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교육과정의 핵심 개념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유형의 문항이 만들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표현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완전히 새로운 문항이라고 볼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AI가 찾아낸 유사성은 검토의 출발점이지 최종 판정이 아닙니다. 문항의 구조와 평가 목적, 자료의 출처 등을 사람이 확인해야 합니다. 교육부는 이러한 방향과 함께 출제위원 구성 개선, 난이도 점검 절차 강화, 교육평가·출제지원센터 설립 추진 등도 제시했습니다. 즉, AI 도입은 여러 개선 방안 가운데 하나로 이해해야 합니다.

3. AI가 출제하면 정말 더 공정해질까?
이 질문은 조금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AI를 활용하면 반복적인 분석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여러 문항의 특징을 비교하고, 사람이 놓칠 수 있는 패턴을 찾아내며, 검토 과정에서 참고할 자료를 정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AI를 도입하는 순간 시험이 자동으로 공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AI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고, 결과를 어떻게 검증하며, 오류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특정 어휘의 빈도가 낮다는 이유로 한 지문을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은 낯선 어휘가 아니라 여러 문장에 흩어진 정보를 연결해 글의 논리를 파악해야 한다는 데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어휘가 쉬워 보이는 지문도 질문의 조건이나 선택지의 논리 구조가 복잡하면 상당히 어려운 문항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난이도를 결정하는 요소는 단어 수나 문장 길이만이 아닙니다. 학생이 무엇을 이해하고, 어떤 정보를 연결하고, 어느 정도의 추론을 해야 하는지까지 살펴야 합니다.
이 때문에 AI가 분석한 수치만으로 문항의 적절성을 판정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더 중요한 문제도 있습니다. AI 시스템이 학습한 자료에 특정한 편향이 포함되어 있다면 그 편향이 분석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지문을 생성하는 과정에서도 부정확한 정보나 편향된 관점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시험에 AI를 활용하려면 다음과 같은 원칙이 필요합니다.
- 교육과정 적합성: 지문과 문항이 평가하려는 교육과정의 목표에 부합하는가?
- 내용의 정확성: 지문에 사실 오류나 논리적 모순이 없는가?
- 난이도의 타당성: 예상한 학습 수준과 실제 학생의 수행 수준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가?
- 평가의 공정성: 특정한 배경지식이나 불필요한 문화적 경험이 정답에 과도하게 영향을 주지 않는가?
- 보안과 저작권: 출제 자료가 안전하게 관리되고, 생성·활용한 자료의 권리 문제가 적절하게 검토되는가?
- 최종 책임: AI의 분석 결과를 누가 검토하고 최종 출제 여부를 결정하는가?
이 원칙들이 제대로 작동해야 AI 도입이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평가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능은 학생의 진학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부담 평가입니다.
AI의 판단이 틀렸을 때 그 결과를 학생에게 감당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AI는 검토를 지원할 수 있지만, 시험의 타당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책임까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4. 수능 영어에서 진짜 중요한 것은 ‘어려운 지문’이 아니다
그렇다면 수능 영어의 난이도는 어떤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까요? 여기서 영어교육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운 영어와 좋은 영어 평가는 같은 말이 아닙니다.
복잡한 문장과 낯선 어휘를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수준 높은 평가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좋은 문항은 학생이 무엇을 이해하고 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는지, 글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지를 적절하게 드러내야 합니다.
예를 들어 글의 중심 내용을 묻는 문항이라면 학생이 글의 핵심 주장과 세부 정보를 구분할 수 있는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빈칸 추론 문항이라면 문맥과 논리적 관계를 바탕으로 적절한 내용을 추론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정답을 찾기 위해 지나치게 희귀한 어휘를 알아야 하거나, 글의 핵심과 직접 관련이 없는 복잡한 표현을 해석해야 한다면 어떨까요? 이때 문항은 원래 평가하려던 독해 능력보다 어휘 지식이나 특정 표현에 대한 친숙도를 더 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교육평가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평가하려는 능력과 실제로 점수에 영향을 주는 요소가 일치하는지 살펴보는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수능 영어의 목적이 영어 독해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면, 문항의 난이도는 단순히 어렵고 쉬운 정도가 아니라 평가하려는 능력을 얼마나 적절하게 측정하는가와 함께 판단해야 합니다.
AI는 이 과정에서 문장과 어휘의 특성을 분석하고, 서로 다른 문항의 수준을 비교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을 평가해야 하는지, 그 능력이 교육적으로 왜 중요한지까지 기술에 맡겨서는 안 됩니다. 평가의 목적은 사람이 정하고, AI는 그 목적에 맞는 문항을 만들고 검토하는 과정을 지원해야 합니다.

5. 학부모가 주목해야 할 변화: 영어 문제 풀이에서 읽기 과정으로
이번 AI 출제·검토 시스템 도입 추진은 학부모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AI가 지문을 생성하고 문항의 특성을 분석할 수 있게 된다면, 학생이 앞으로 준비해야 할 영어 능력은 무엇일까요?
저는 이 질문을 단순히 ‘AI가 영어 문제를 더 많이 만들어 주니 문제 풀이를 더 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기출문제 분석과 문제 풀이 연습이 필요합니다. 시험의 유형과 시간 관리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많이 푸는 것만으로 독해 능력이 충분히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학생이 왜 그 답을 선택했는지, 글의 어느 부분을 근거로 판단했는지, 오답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지까지 확인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빈칸 추론 문제를 틀렸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단순히 정답을 확인하고 해설을 읽는 데서 끝내면 학생은 해당 문항의 답만 알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답의 원인을 구체적으로 나누어 보면 다른 결과가 나타납니다.
- 핵심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는가?
- 앞 문장과 뒤 문장의 논리적 관계를 놓쳤는가?
- 글의 주제와 세부 예시를 혼동했는가?
- 선택지의 일부 표현만 보고 성급하게 판단했는가?
- 시간에 쫓겨 충분히 읽지 못했는가?
이러한 원인을 구분해야 다음 학습에서 무엇을 바꿔야 할지 알 수 있습니다. AI는 학생의 오답을 유형별로 분류하거나, 비슷한 구조의 연습 지문을 제시하거나, 문장 간 관계를 설명하는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AI가 제시한 분석이 정확한지 학생과 교사가 확인해야 합니다. 학부모가 살펴봐야 할 것도 문제집의 권수만은 아닙니다. 아이가 지문을 읽고 핵심 주장을 설명할 수 있는지, 정답의 근거를 문장에서 찾을 수 있는지, 틀린 이유를 자신의 말로 설명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정답을 맞혔다는 결과보다 그 정답에 도달한 사고 과정이 중요할 때가 많습니다. AI가 학습을 도와주는 시대일수록 학생 스스로 읽고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6. AI를 활용한 영어 학습, 이렇게 접근해 보세요
그렇다면 실제 가정에서는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복잡한 프로그램이나 특별한 교육과정이 없어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AI에게 정답부터 묻지 않기
학생이 먼저 지문을 읽고 자신의 해석과 답을 기록하게 해 보세요. 그다음 AI에게 자신의 해석에서 논리적으로 부족한 부분이 있는지 질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이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지문의 정답을 바로 알려주지 마. 내가 선택한 답과 그 이유를 먼저 검토하고, 지문에서 근거를 찾을 수 있도록 질문을 하나씩 해 줘.”
이렇게 활용하면 AI가 답을 대신 찾아주는 도구가 아니라 학생의 사고를 점검하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정답보다 근거를 설명하게 하기
학생에게 “왜 이 답을 선택했니?”라고 물어보세요. 답을 맞혔더라도 근거를 설명하지 못한다면 우연히 정답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대로 답은 틀렸더라도 글의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했다면 수정해야 할 부분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AI를 활용할 때도 정답만 확인하지 말고, 정답을 뒷받침하는 문장과 오답이 적절하지 않은 이유를 각각 설명하도록 요청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같은 지문을 다른 난이도로 비교하기
AI에게 동일한 핵심 내용을 유지하면서 문장 구조를 단순화하거나, 어휘 수준을 조절한 연습용 지문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습니다. 학생은 두 지문을 비교하면서 어떤 표현이 이해를 어렵게 만들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AI가 생성한 지문은 실제 수능 출제 기준에 부합한다고 보장할 수 없으므로, 이를 공식적인 수능 난이도나 출제 경향의 근거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네 번째, 오답을 다음 학습의 자료로 만들기
학생이 틀린 문제를 모아 두고, 어휘 부족·문장 구조 이해·논리 관계 파악·선택지 판단·시간 관리 등으로 오답 원인을 구분해 보세요. 이 기록이 쌓이면 학생에게 필요한 학습이 무엇인지 더 분명해집니다.
모든 학생에게 같은 유형의 문제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보다, 각자가 실제로 어려워하는 부분을 찾아 보완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이때도 AI의 분류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학생이 직접 이유를 설명하고, 교사나 학부모가 이를 함께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7. AI가 출제하는 시대, 교사와 평가 전문가의 역할은 줄어들까?
저는 오히려 반대의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AI가 지문 초안을 만들고, 문항의 특성을 분석하며, 유사한 자료를 찾아주는 일을 지원한다면 사람은 무엇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할까요?
바로 평가의 목적을 설정하고, 문항의 타당성을 검토하며, 학생의 실제 학습 수준을 해석하는 일입니다. 문항 생성 시간이 줄어든다고 해서 좋은 평가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생성된 문항을 어떻게 검토할 것인지, 난이도 분석 결과를 어떤 기준으로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들이 실제로 어떤 표현에서 어려움을 겪는지, 학교 수업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특정 문항이 교육과정의 범위를 벗어나지는 않는지 판단할 수 있습니다.
평가 전문가는 문항 하나의 완성도뿐 아니라 시험 전체의 구성, 난이도 분포, 측정하려는 능력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AI는 방대한 자료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지만, 평가의 목적과 교육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따라서 앞으로의 과제는 AI와 사람 가운데 누가 더 뛰어난가를 겨루는 것이 아닙니다. AI의 분석 능력과 사람의 교육적 판단을 어떻게 결합해야 학생에게 더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평가를 제공할 수 있는가가 핵심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AI 출제·검토 시스템의 성과를 판단할 때도 단순히 지문을 얼마나 빨리 생성했는지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오류가 줄었는지, 난이도 예측이 실제 응답 결과와 얼마나 일치하는지, 검토 과정이 개선되었는지, 출제의 보안과 책임 체계가 확보되었는지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8. 앞으로의 수능 영어, 무엇을 지켜보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2026년 2월 교육부가 발표한 개선 방안에서는 AI 활용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을 개발하고, 2028학년도 모의평가에서 시범 운영하는 방안이 제시됐습니다. 난이도 예측과 유사 문항 검토에도 향후 AI를 활용하겠다는 방향이 포함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발표된 계획과 실제 운영 결과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시범 운영을 추진한다는 사실만으로 시스템의 효과가 이미 입증됐거나, 본 수능에 전면 도입됐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실제 도입 시기와 활용 범위는 시스템의 완성도와 검증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는 몇 가지를 꾸준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 첫째, AI가 생성한 지문이 교육과정과 평가 목적에 적합한지 검증하는 절차가 마련되는가?
- 둘째, AI의 난이도 예측이 실제 학생들의 응답 결과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가?
- 셋째, AI의 분석 결과와 출제진의 판단이 다를 때 어떤 기준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는가?
- 넷째, 출제 자료의 보안과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관리하는가?
- 다섯째, AI를 활용한 출제 지원이 실제로 난이도 조절 실패와 검토 과정의 문제를 줄이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쌓여야 AI 도입의 효과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스템이 도입된다는 소식에 지나치게 불안해하거나, 반대로 AI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시험 제도가 달라지는 과정을 지켜보면서도 학생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영어 독해 능력은 꾸준히 길러야 합니다. 글의 핵심을 파악하고, 문장 사이의 관계를 이해하며, 자신의 판단을 근거와 함께 설명하는 능력은 특정한 출제 도구의 변화만으로 사라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무리: AI가 시험을 지원할수록, 평가의 본질을 더 깊이 물어야 합니다. 이번 ‘불영어’ 논란과 AI 출제·검토 시스템 도입 추진은 우리 교육에 중요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험의 난이도는 누가, 어떤 근거로 결정해야 할까요? 좋은 문항이란 무엇일까요? 학생이 얻은 점수는 실제로 어떤 능력을 보여주는 것일까요?
AI는 지문을 생성하고 자료를 분석하며 검토 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AI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출제 오류가 사라지거나 시험의 공정성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술의 성능만큼 중요한 것은 기술을 사용하는 목적과 검증의 기준입니다. AI가 만들어 낸 결과물을 누가 확인하고, 어떤 근거로 채택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지가 명확해야 합니다.
영어교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학생이 어려운 문제를 많이 풀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읽은 내용을 이해하고, 글의 논리를 파악하며, 자신의 판단을 근거에 따라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가 더 많은 지문과 문항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시대라면, 교육은 오히려 학생이 그 문항을 비판적으로 읽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얼마나 많은 문제를 만들어 내느냐가 아닙니다. 그 문제들이 학생의 어떤 능력을 측정하는지, 그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그리고 평가가 학생의 성장을 얼마나 제대로 지원하는지입니다.
AI 시대의 좋은 평가는 기술이 만든 정답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학생이 무엇을 이해했고, 어떻게 판단했으며, 무엇을 더 배워야 하는지까지 밝혀 주어야 합니다. 교육의 목적은 ‘사유의 확장’이어야 합니다.
참고자료
- 교육부 — 「안정적 수능 출제를 위해 출제 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습니다」 (2026. 2. 11.) 출제·검토 과정 조사 결과, 문항 교체 현황, 출제위원 구성 개선 및 AI 활용 계획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교육부 공식 보도자료
- 연합뉴스 — 「’불수능 영어’ 출제도 검토도 부실했다…막판에 19문항이나 교체」 (2026. 2. 11.) 문항 교체와 난이도 점검 절차 개선 방향에 관한 보도입니다. 연합뉴스 기사
- 한국일보 — 「’불영어’가 쏘아 올린 불똥…AI로 수능 지문 만들고, 난이도 예측까지」 (2026. 2. 11.) AI 영어 지문 생성 시스템의 추진 배경과 보안, 시범 운영 계획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한국일보 기사
- 한국교육과정평가원(KICE) 수능 출제 체계와 교육평가 관련 자료를 추가로 확인할 때 참고할 수 있는 공식 기관입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 자료 활용 시 유의사항: AI 지문 생성 시스템의 개발·시범 운영 계획과 실제 적용 결과는 구분해야 합니다. 위 정책 내용은 2026년 2월 발표를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원문보기 : 수능 불영어 논란, 교육부 AI 출제 시스템 도입 추진…2026 수능 영어 1등급 3.11%의 의미: AI가 수능 난이도와 출제 오류를 바꿀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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