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령권자 곽종근 9년 vs 현장 실행자 김현태 12년…더 무거운 책임을 질 수 있는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징역 9년이 선고됐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특전사 병력을 투입한 혐의 등이 대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그런데 이 판결을 숫자 하나로만 보면 놓치는 장면이 있다. 같은 계엄 사건에서 이미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은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곽종근은 사령관이고 김현태는 그 사령관의 지휘를 받아 현장에 병력을 이끈 단장이다.
명령권자 9년, 실행 지휘자 12년. 이 세 글자보다 더 묘한 군사법의 역설이 있을까. 물론 각자의 범죄사실과 양형 사유가 달라 형량만으로 책임의 크기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두 판결을 함께 읽어야 한다. 김현태 사건에서는 이 문제가 훨씬 노골적으로 드러났다. 김 전 단장은 곽종근 사령관의 지시를 받고 707특임단 병력을 국회로 이동시켰고, 재판부는 그가 헬기로 최정예 병력을 국회에 진입시키고 현장에서 봉쇄를 직접 지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국회 유리창을 부수고 각 층을 이동하며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고, 분전함 전원 스위치를 내리는 등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막으려 적극적으로 행동했다고 판시했다. 결국 법원은 ‘단순히 명령을 전달받은 사람’이 아니라 현장에서 그 명령을 실제 군사력으로 구현한 사람이라는 점을 무겁게 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군대라는 조직의 오래된 질문이 다시 튀어나온다. 상관의 명령은 어디까지 복종해야 하는가.
김현태는 줄곧 계엄 당시 사령관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위헌·위법한 계엄에 저항하는 시민과 임무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한 부대원들을 외면하고 상관의 명령을 맹종했다고 질타했다. 김현태에게 내려진 12년형에는 단순한 병력 이동뿐 아니라 그 명령이 정당했다고 여전히 주장하는 사후 태도까지 양형 사유로 작용했다.
그래서 곽종근의 9년은 더욱 궁금해진다. 특검은 곽종근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9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곽 전 사령관의 국회·선관위 병력 투입 등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사건 이후의 태도와 재판 과정에서의 인정 여부 등을 김현태 사건과 다르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같은 계엄군이라도 법원이 바라본 두 사람의 ‘사후적 책임 태도’에는 차이가 있었다.
한 사람은 명령을 내렸지만 자신의 행위를 인정하며 재판에 임했고, 다른 한 사람은 현장에서 명령을 실행했지만 그 명령의 정당성을 끝까지 주장했다. 법은 조직의 상하관계만으로 형량을 기계적으로 결정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것을 ‘명령한 사람이 더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는 단순한 공식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곽종근에게도 징역 9년이라는 중형이 내려졌고 법정구속됐다.
재판부는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사용해야 할 군사력을 특정 세력을 위해 사용한 책임을 물었다. 다른 군 지휘관들의 형량도 여인형 18년, 이진우 15년, 문상호 12년, 박안수 10년으로 모두 실형이었다. 즉 재판부가 문제 삼은 것은 ‘명령을 받았느냐’ 자체가 아니라 그 명령의 성격, 자신이 행사한 지휘권의 범위, 실제 행동, 그리고 그 이후의 태도를 종합한 책임이었다.
그러나 바로 이 지점에서 이번 판결은 군의 명령체계에 상당한 숙제를 남긴다. 사령관이 명령하고 단장이 수행했는데, 실행자가 오히려 더 무거운 형을 받았다. 법원이 김현태에게 묻는 책임은 분명했다. “상관의 명령이라는 이유만으로 위헌·위법한 명령까지 따라야 하는가.” 반대로 곽종근에게는 또 다른 질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애초에 그 명령을 내린 지휘관의 책임은 어디까지인가.”
이번 1심 판결은 두 질문에 각각 형사책임을 인정했지만, 그 책임의 무게가 왜 정확히 9년과 12년으로 갈렸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항소심에서 더욱 치열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형량의 차이 자체보다 그 차이를 만들어낸 판단의 논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곽종근 9년과 김현태 12년은 12·3 계엄의 책임 구조를 바라보는 하나의 거울이다. 위에서는 명령이 내려왔고 아래에서는 그 명령이 병력의 움직임으로 현실화됐다.
그런데 법정에서는 ‘위에서 시켰다’는 말도, ‘아래에서 실행했다’는 말도 책임을 완전히 지워주지 않았다. 곽종근은 명령권자로서 책임을 졌고, 김현태는 그 명령을 실제 현장에서 구현한 책임을 더 무겁게 졌다. 그렇다면 진짜 질문은 누가 더 나쁜가가 아니다. 군인은 언제 상관에게 복종해야 하고, 언제 헌법과 법률을 근거로 그 명령을 거부해야 하는가다.
곽종근의 9년과 김현태의 12년은 바로 그 경계선을 놓고 법원이 내놓은 첫 번째 답변이다. 그리고 이 사건의 역사적 평가는 결국 그 숫자보다, 그 답변이 군의 명령체계와 헌법적 통제에 어떤 기준을 남겼는가에 달려 있다.
참고자료
- 연합뉴스 — 군 지휘부 1심 선고: 여인형 18년, 이진우 15년, 문상호 12년, 박안수 10년, 곽종근 9년: 재판부가 국회·선관위 병력 투입 등을 유죄로 인정한 내용. 특히 각 지휘관의 역할과 사전 모의 여부, 군의 정치적 사용에 대한 재판부 판단을 확인하는 기본 자료.
- MBC —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 1심 특검 구형 18년 → 법원 선고 12년 법정구속. 재판부가 김현태의 “정당한 상관의 명령을 따랐다”는 태도와 반성 여부를 양형에서 문제 삼은 부분이 핵심. 김현태 판결 관련 보도: 김현태가 국회 봉쇄·침투 과정에서 707특임단을 지휘한 사실과, 재판부가 이를 단순한 명령 전달이 아니라 적극적인 실행행위로 판단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연합뉴스, 「’계엄 가담’ 軍지휘관들 중형…여인형 징역18년·이진우 15년」, 2026.09.21.
- MBC, 「’국회 침투’ 김현태 전 707특임단장, 1심 ‘징역 12년’ 법정구속」, 2026.08.27.
- 디지털타임스, 「법정가서도 ‘윤석열 계엄 정당’…’국회 봉쇄’ 김현태 前707특임단장 내란 징역 12년」, 2026.08.27.
Socko/Ghost














![[정치 파수꾼] “국힘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청와대 앞 회견 뒤 시작된 보수의 총력전 [정치 파수꾼] “국힘은 이미 무너지고 있었다”… 청와대 앞 회견 뒤 시작된 보수의 총력전](https://newsvow.com/wp-content/uploads/2026/05/크기변환ghostimages5-390x220.png)
![[평택 혈투] 조국을 쏘던 김용남, 이제는 민주당 간판 달고 맞붙었다 [평택 혈투] 조국을 쏘던 김용남, 이제는 민주당 간판 달고 맞붙었다](https://newsvow.com/wp-content/uploads/2026/04/크기변환seoulsinmun-390x220.png)

One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