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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SCO가 강조한 인간 중심 AI 교육이란? – AI 시대 교사의 역할과 학부모가 알아야 할 5가지

UNESCO가 강조한 인간 중심 AI와 교사의 에이전시(Agency), 우리 아이의 교육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학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이런 질문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선생님, 이제 AI가 아이에게 모르는 것을 다 설명해 주는데, 앞으로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충분히 하실 수 있는 질문입니다. AI는 수학 문제를 설명하고, 영어 문장을 교정하고, 아이의 질문에 맞춰 다른 예시를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교사가 수업 자료를 만드는 데 걸리던 시간을 줄여 주기도 합니다.

기술만 놓고 보면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상당히 많아졌습니다. 그렇다면 교사는 AI가 잘하는 일을 더 잘하도록 도와주는 사람으로 바뀌어야 할까요? 아니면 AI가 발전할수록 교사의 역할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까요?​

저는 이 질문에 답하려면 먼저 교육의 목적부터 생각해 봐야 한다고 봅니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고 정답을 얻도록 돕는 일일까요? 아니면 아이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키며,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성장시키는 일일까요?

​이 질문은 교사에게만 해당하지 않습니다. 자녀의 성적과 학습을 고민하는 학부모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 UNESCO가 강조해 온 인간 중심 AI(Human-Centred AI)와 교사의 에이전시(Teacher Agency)는 바로 이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개념입니다.

​1. UNESCO가 말하는 인간 중심 AI, 무엇이 다를까요?

​인간 중심 AI라는 말을 들으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AI의 성능이나 편리함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기술이 사람의 권리와 주도성, 교육의 목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함께 고려하는 접근입니다.

​UNESCO는 2023년 발표한 《Guidance for Generative AI in Education and Research》에서 생성형 AI를 교육과 연구에 활용할 때 인간의 주도성, 개인정보 보호, 포용성과 형평성, 연령에 적합한 활용, 교육적으로 타당한 설계 등을 중요하게 다루었습니다.

​이 지침은 2026년 1월에도 업데이트된 정보가 제공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UNESCO가 AI를 무조건 배척하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AI를 교육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교사는 AI로 수업 자료를 만들 수 있고, 학생은 어려운 개념을 다양한 방식으로 설명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술을 사용한다는 사실만으로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AI가 아이의 오답을 분석해 맞춤형 문제를 추천한다고 해 보겠습니다. 상당히 유용한 기능입니다. 그런데 AI가 추천한 문제를 많이 풀었다는 사실만으로 아이가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요?

​아이가 왜 틀렸는지 설명할 수 있는지, 새로운 문제에서도 배운 원리를 적용하는지, 자기 생각과 다른 의견을 검토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해 주느냐가 아니라, AI를 활용한 결과 아이의 학습과 성장이 실제로 어떻게 달라졌느냐입니다.​

​2. 교사의 에이전시(Agency), 교사가 스스로 교육을 설계할 수 있는 힘

​그렇다면 교사의 에이전시는 무엇일까요? ​에이전시(Agency)는 단순히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을 넘어, 자신의 전문적인 판단에 따라 선택하고 행동하며 변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도성을 의미합니다.

​교사에게 적용하면 조금 더 명확해집니다. 교사는 교육과정과 학생의 특성을 이해하고, 어떤 내용을 어떤 순서로 가르칠지 판단합니다. 학생이 어려워하는 지점을 살펴 설명 방식을 바꾸기도 하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수업을 조정하기도 합니다.

​이런 판단은 교사의 전문성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AI가 수업 자료와 문제, 평가 문항까지 빠르게 만들어 주는 환경에서는 교사가 AI의 결과를 검토 없이 사용하는 방향으로 흐를 위험도 있습니다.

​반대로 AI가 제공하는 자료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학생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재구성한다면 교사의 전문성을 더 넓게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 UNESCO의 국제교사 태스크포스가 2025년 발표한 《Promoting and Protecting Teacher Agency in the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도 AI 시대에 교사의 주도성, 존엄성, 전문적 자율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AI는 교사를 대체하기보다 교사의 역량을 보완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교사의 AI 역량, 윤리적 관리, 공정한 접근과 근거에 기반한 평가가 중요하다는 취지입니다.

​여기서 학부모님들이 꼭 기억하셨으면 하는 점이 있습니다. AI를 잘 사용하는 교사와 AI가 만든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는 교사는 다릅니다. 앞의 교사는 AI의 결과를 하나의 참고 자료로 활용합니다.

학생의 수준과 수업 목표에 맞는지 살펴보고, 필요한 내용을 수정하며, 아이들의 반응에 따라 수업을 바꿉니다. 반면 AI가 제안한 자료를 그대로 전달하는 데 그친다면 학생 개개인의 이해 상태나 교실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도구 사용 능력만이 아닙니다. 도구를 교육적으로 판단하고 활용하는 전문성이 함께 필요합니다. ​

​3. 교사는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 경로 설계자로

​그렇다면 교사의 역할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장될 수 있을까요? 저는 ‘학습 경로 설계자(Learning Pathway Designer)’라는 표현으로 설명하고 싶습니다.​

학습 경로란 학생이 현재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어떤 학습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설계한 길입니다. 예를 들어 분수를 배우는 두 학생이 있다고 해 보겠습니다.

한 학생은 분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학생은 기본 계산은 잘하지만 문장제 문제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AI는 두 학생에게 서로 다른 설명과 문제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사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첫 번째 학생에게는 그림과 구체물을 활용해 개념을 이해하도록 돕고, 두 번째 학생에게는 문제에서 중요한 조건을 찾아내고 풀이 전략을 선택하는 연습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두 학생이 AI의 설명을 읽고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 이유를 살펴보고 수업의 방향을 다시 조정해야 합니다. 즉, 학습 경로 설계자는 자료를 제공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학생의 현재 상태와 학습 목표 사이에 어떤 간격이 있는지 파악하고, 그 간격을 줄이는 방법을 설계합니다. 이때 AI는 유용한 조력자가 됩니다. 반복적인 자료 제작과 문제 변형을 돕고, 교사가 다양한 학습 활동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그러나 어떤 학습 경험이 필요한지 결정하고, 그 경험이 실제로 교육 목표에 부합하는지 판단하는 일은 여전히 교사의 전문적인 역할로 남습니다.​

​4. 또 하나의 역할, 윤리적 가이드(Ethical Guide)

​AI 시대 교사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학습 설계만큼 중요한 것이 윤리적 안내입니다. AI는 자연스럽고 그럴듯한 답을 만들 수 있지만, 언제나 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자료에 편향이 포함될 수도 있고, 학생이 입력한 개인정보가 적절하게 보호되지 않을 위험도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에게 AI 사용법만 알려 주는 것이 아니라, AI의 답을 어떻게 검토하고 책임 있게 활용해야 하는지도 가르쳐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AI로 역사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해 보겠습니다. 교사가 완성된 보고서만 평가하면 학생이 역사적 사실을 직접 조사했는지, AI의 설명을 검토했는지, 자신의 의견을 담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이때 교사는 학생에게 자료의 출처를 확인하게 하고, AI가 제시한 주장 중 근거가 부족한 부분을 찾아보게 할 수 있습니다. 학생이 자신의 관점과 다른 설명을 비교하도록 안내할 수도 있습니다. ​

이러한 과정은 AI를 무조건 믿거나 무조건 거부하는 태도 대신, 도구의 장점과 한계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됩니다. UNESCO는 2025년 Digital Learning Week에서도 AI의 교육적 가능성과 함께 윤리, 형평성, 교사의 주도성, 책임 있는 활용을 주요 의제로 다루었습니다.

​앞으로의 교사는 학생에게 정답을 알려 주는 사람을 넘어, 어떤 답을 믿을 수 있는지, 어떤 근거를 확인해야 하는지, 기술을 어디까지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함께 판단하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5. 그렇다면 학부모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요?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이런 생각이 드실 수 있습니다. “좋은 이야기인 것은 알겠는데,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는 무엇을 살펴봐야 할까요?” 학교의 AI 활용 여부만 확인하기보다는, AI를 활용하는 수업에서 아이가 어떤 경험을 하는지 살펴보시면 좋겠습니다.

​첫째,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이 있는가?

AI가 답을 제공하기 전에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거나 문제를 해결해 볼 기회가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처음부터 정답을 맞히지 못해도 괜찮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 보는 과정 자체가 중요합니다.​

둘째, AI가 제공한 답을 검토하는 활동이 있는가?

학생이 AI의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지, 출처를 확인하고 근거를 비교하며 오류를 찾아보는지 살펴보세요. AI 활용 능력에는 결과를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능력도 포함됩니다.​

셋째, 학생마다 다른 학습 과정을 고려하는가?

모든 학생에게 같은 자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각자의 학습 어려움을 충분히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학생이 어디에서 막히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설명이나 활동을 조정하는지 살펴보세요.​

넷째, 결과뿐 아니라 학습 과정도 평가하는가?

정답을 맞혔는지, 보고서를 완성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어떻게 접근했고, 어떤 근거를 사용했으며, 피드백을 받은 뒤 무엇을 수정했는지도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섯째, AI를 책임 있게 사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가?

개인정보 보호, 저작권과 출처 표시, 편향과 오류의 가능성, AI 사용 사실을 투명하게 밝히는 방법 등도 연령과 과제에 맞게 안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는 특정 학교를 평가하거나 순위를 매기기 위한 기준이 아닙니다. 학교와 교사에게 질문하고, 가정에서 아이의 학습 경험을 이해하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마무리: AI가 발전할수록 교육의 중심은 사람이어야 합니다.

AI가 교사의 일을 일부 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자료를 만들고, 정보를 정리하고, 반복적인 문제를 생성하는 일은 앞으로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교육은 정보를 전달하는 일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 알아차리고, 실패했을 때 다시 도전하도록 격려하고, 서로 다른 관점을 이해하며,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지도록 돕는 과정도 교육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AI가 발전한다고 해서 교사의 전문성이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교사가 자신의 전문성을 어떻게 발휘하고, 학교가 교사의 판단과 자율성을 어떻게 지원하는지에 따라 AI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학부모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AI를 사용하는 학교인지 아닌지만 따지기보다, 그 기술이 아이의 학습과 성장에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지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AI 시대에 교사는 지식 전달자에서 학습 경로 설계자이자 윤리적 가이드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기술이 아니라 학생의 배움이 있어야 합니다.

​좋은 AI 교육은 교사의 판단을 없애는 교육이 아니라, 교사가 더 깊이 판단하고 학생을 더 잘 이해하도록 돕는 교육입니다.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AI가 만들어 준 정답만이 아닙니다.

스스로 질문하고, 근거를 확인하고, 다른 사람과 협력하며, 배운 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하는 힘입니다. 그 힘을 기르는 데 AI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이제는 교사와 학부모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참고자료

  • 1. UNESCO (2023, updated 2026). Guidance for Generative AI in Education and Research. 생성형 AI의 교육적 활용, 인간 중심 접근, 개인정보 보호, 교육적 설계에 관한 국제 지침입니다. 공식 자료 보기​
  • 2. UNESCO (2025). Promoting and Protecting Teacher Agency in the Age of Artificial Intelligence. AI 시대 교사의 주도성, 존엄성, 전문적 자율성과 정책적 지원을 다룬 자료입니다. 공식 자료 보기
  • 3. UNESCO Digital Learning Week 2025. AI and the Future of Education: Disruptions, Dilemmas, and Directions. AI 시대의 교육 변화, 윤리, 형평성, 교사의 역할을 논의한 국제 행사 자료입니다. 행사 프로그램 보기
  • 4. UNESCO Digital Learning Week 2026. Education in the Age of AI: Facts, Frictions and Frontiers. AI 튜터와 자율형 AI 시스템의 확산 속에서 교육의 증거, 갈등, 미래를 다루는 행사 자료입니다. 2026년 9월 8~11일 파리 UNESCO 본부에서 개최되었습니다. 행사 개요 보기
  • 5. UNESCO. AI and Technologies in Education. 교육에서 인간 중심성, 교육 형평성, 비판적 사고와 교사·학생의 AI 역량을 다루는 공식 자료입니다. 공식 자료 보기

​원문보기 : UNESCO가 강조한 인간 중심 AI 교육이란? – AI 시대 교사의 역할과 학부모가 알아야 할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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