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왜 이러나…김지용을 겨눈 칼끝, 결국 이재명을 향하나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칼끝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검찰개혁의 원칙을 강조하는 정치인의 목소리처럼 보였다. 그런데 이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한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김지용을 겨냥해 ‘밀정’, 나아가 나치 전범 아돌프 아이히만까지 소환했다. 단순한 인사 반대라고 보기에는 언어의 수위가 상당하다. 추 지사는 지난 10일에도 김지용 후보자의 지명을 두고 “모순의 극치”라고 비판했고, 12일에는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세력에 전전긍긍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특히 이번에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까지 등장했다.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 재직 당시 주요 사건에서 최종 결정권자가 아니었다고 해명한 것을 두고, 추 지사는 그것이 아이히만의 ‘명령에 따랐을 뿐’이라는 태도를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에 대한 정치적 평가야 논쟁할 수 있지만, 아이히만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끌어온 순간 논쟁의 온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추 지사의 주장은 명확하다. 과거 검찰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가 지금 중수청장이라는 자리의 적격성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묘한 역설이 발생한다. 김지용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2020년 8월 인사에서 당시 수원지검 1차장이던 김지용은 검사장으로 승진해 서울고검 차장검사에 보임됐다. 당시 법무부가 단행한 인사였다. 그렇다면 질문은 간단해진다. 지금의 김지용이 그토록 부적격한 인물이었다면, 당시 인사권자인 추미애 장관의 판단에서는 무엇이 달랐던 것인가. 물론 당시와 지금은 정치적·제도적 상황이 다르고, 인사 당시의 평가와 중수청장 적격성은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과거의 인사와 현재의 지명 철회 요구 사이에 설명해야 할 정치적 간극이 생긴 것만큼은 분명하다.
더 큰 문제는 김지용 개인을 넘어선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검찰개혁의 ‘마지막 설계도’를 둘러싼 긴장이 드러나고 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대원칙 자체와 별개로, 실제 수사 과정에서 보완수사를 어느 기관이 어떤 범위에서 할 것인지, 공소청과 중수청의 권한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가 현실적인 쟁점이 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에서도 수사·기소 분리 원칙은 유지되고 있지만, 보완수사권의 구체적인 조정 문제를 둘러싸고 민주당 내부에 신중론이 존재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추미애는 오히려 지난 7월부터 “검찰개혁의 마지막 고비에서 원칙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 왔다.
그래서 김지용은 어쩌면 사람 한 명이 아니라 노선의 상징이 되고 있다. 추미애에게 김지용의 과거는 ‘검찰개혁을 끝까지 밀어붙일 수 있느냐’의 시험대이고, 정부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사기관을 실제로 작동시킬 사람의 인선 문제다. 여기서 양쪽의 판단 기준이 충돌한다. 한쪽은 과거의 행적과 검찰개혁에 대한 태도를 본다. 다른 쪽은 제도 전환 이후 실제 조직을 운영할 경험과 현실성을 볼 수 있다. 따라서 김지용을 둘러싼 싸움은 결국 “검찰개혁은 누구의 기준으로 완성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추미애의 칼끝은 정말 이재명을 향하고 있는가. 현재 확인된 사실만으로 ‘이재명 연임에 대한 반발’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오히려 추 지사는 공개적으로 검찰개혁의 원칙을 이유로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추 지사는 이미 이 대통령에게 검찰개혁 방향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고, 김지용 지명을 반복해서 공격했으며, 12일에는 아예 “대권놀음”을 거론하며 현 정치권을 비판했다. 이 정도면 적어도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노선에 추미애가 순순히 올라타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은 읽힌다.
더구나 추미애의 정치적 행보를 둘러싸고 선거비용 문제까지 보도되면서 정치적 해석의 공간은 더 넓어졌다. 뉴스하다는 추미애 지사의 지난 지방선거 선거비용 55억6,367만원 가운데 약 20억9,371만원, 37.63%가 정치컨설팅 업체인 ㈜박시영에 지출됐다고 보도했다. 같은 보도는 박시영 대표가 거래 시기 추미애 후보의 선거 경쟁력을 언급하는 방송 발언을 했다는 점을 함께 제기했다. 다만 이는 선거비용 지출과 방송 발언의 사실관계에 대한 보도이지, 그 자체로 위법이나 부당한 거래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결국 추미애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정교한 설명일 수 있다.
추미애가 정말 던지는 메시지가 있다면 그것은 아직 ‘이재명 연임 반대’라고 이름 붙이기보다 “검찰개혁의 방향을 내가 정한 원칙에서 후퇴시키지 말라”는 요구에 가깝다. 다만 정치에서 원칙의 언어가 반복될수록 그것은 결국 권력의 방향과 충돌한다. 김지용 한 사람을 둘러싼 인사 논쟁이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 설계도에 대한 논쟁으로 커지고, 다시 그것이 민주당 내부의 차기 권력 구도와 연결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추미애가 지금 겨누는 것이 김지용인지, 검찰개혁의 후퇴인지, 아니면 이재명 정부의 인사·권력 운영 방식인지 아직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칼을 여러 번 같은 방향으로 휘두르면 정치권에서는 칼끝보다 그 방향을 먼저 본다.
참고문헌
- 뉴시스, 「추미애, ‘악의 평범성’ 직격…”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철회해야”」, 2026.09.16. — 추미애 지사의 김지용 후보자 비판, ‘악의 평범성’과 아이히만 비유, 과거 검찰 재직 당시 행적에 대한 문제 제기 등을 확인.
- 뉴시스·다음뉴스, 「추미애, 김지용에 “악의 평범성, 신발 거꾸로 신은 밀정”…나치 전범 아이히만 소환」, 2026.09.16. — 추 지사의 SNS 글 제목과 김지용 후보자의 ‘최종 결정권자 위치가 아니었다’는 해명, 이에 대한 추 지사의 반박을 확인.
- 더팩트·다음뉴스, 「추미애 경기도지사,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직격…”악의 평범성 연상”」, 2026.09.16. — 추미애 지사가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어떻게 인용했는지와 김 후보자 지명 철회 요구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
- 연합뉴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유임…호남 출신들 핵심 요직」, 2020.08.07. —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김지용 당시 수원지검 1차장이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한 사실 확인.
- 연합뉴스, 「[표] 검사장급 이상 법무부·검찰 간부」, 2020.08.07. — 김지용의 서울고검 차장검사 승진 및 검사장 승진 이력을 확인하는 인사 자료.
- 연합뉴스, 「지·고검 검사장 17명도 성명서…”법치주의 훼손 걱정”」, 2020.11.26. — 당시 김지용 서울고검 차장검사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총장 직무정지 조치 등에 대한 검사장 공동성명에 이름을 올린 사실 확인.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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