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공화국] 삼성은 파업 예고, 대통령은 ‘노동자 기업 인수’… 기업을 보는 시선이 흔들린다
삼성전자 노조가 다시 전면에 섰다. 요구는 임금 몇 퍼센트 인상 수준을 넘어섰다. 성과급 상한 폐지, 영업이익 연동 보상, 장기 총파업 예고까지 거론되며 이제 삼성의 노사 문제는 한 기업 내부 갈등을 넘어 한국 산업 전체의 리스크로 읽히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한국 수출, 반도체 공급망, 국가 신용도, 협력사 생태계와 직결된 기업이다. 이곳에서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단순히 회사 하루 매출이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고객사는 납기 안정성을 따지고, 투자자는 경영 예측 가능성을 본다. 파업은 공장 문 앞에서 끝나지 않고, 공급망 전체의 신뢰를 흔든다.
문제는 이 시점에 대통령의 기업 인식까지 논쟁의 한가운데 들어왔다는 점이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자가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 소상공인의 단결권과 집단교섭권 같은 문제를 언급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약자를 보호하고, 폐업 위기 기업의 고용을 지키자는 명분이 붙는다. 그러나 시장경제의 관점에서 보면 질문은 훨씬 날카로워진다. 기업은 누가 만들었고, 누가 위험을 감수했으며, 실패했을 때 누가 책임지는가. 노동자가 임금을 받는 존재라는 이유만으로, 국가 금융 지원을 통해 기업 소유권의 주체로 전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단순한 고용 정책이 아니라 소유 질서의 재설계다.
유튜버 영상이 겨냥한 핵심도 바로 이 지점이다. 화자는 이를 ‘공산주의’라고 직격한다. 표현은 거칠지만, 비판의 논리는 분명하다. 자본을 투자한 주체가 아니라 조직화된 노동 집단이 국가 지원을 등에 업고 기업을 인수한다면, 시장의 위험 부담과 보상 원리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회사가 어렵다고 해서 노조가 회사를 가져가고, 그 돈은 국가가 낮은 이자로 대주며, 실패의 비용은 결국 국민 세금으로 떠안는다면 이것은 민간 기업 회생이 아니라 정치적 소유 이전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여기에 ‘성남식 모델’ 논란까지 겹친다. 영상은 과거 성남시 시절 청소용역,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특정 운동권 인맥 논란을 끌어와 하나의 프레임을 만든다. 일반 기업들이 경쟁 입찰로 들어와야 할 영역에 정치적으로 가까운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이 들어오고, 그것이 공공계약이라는 이름으로 보호받는다면 시장은 경쟁의 장이 아니라 권력 주변부의 배분판이 된다는 주장이다. 이 대목은 법적 판단과 별개로 정치적 이미지가 강하다. ‘공공성’이라는 간판 아래 실제로는 특정 세력의 이권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소상공인 단결권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편의점주, 가맹점주, 플랫폼 입점업자, 화물 운송 개인사업자들은 분명 약자인 경우가 많다. 대기업 본사나 플랫폼과의 협상력 격차도 현실이다. 그러나 이들을 모두 노동자에 준하는 방식으로 묶어 단체교섭 구조에 넣기 시작하면, 노동법과 공정거래법의 경계가 흐려진다. 사업자인가, 노동자인가. 경쟁자인가, 교섭단체인가. 시장 참여자인가, 준노조인가. 이 구분이 흐려질수록 경제 질서는 예측 가능성을 잃는다.
그래서 이 논쟁의 본질은 ‘노동자를 보호할 것이냐 말 것이냐’가 아니다. 당연히 노동자는 보호받아야 하고, 소상공인의 협상력도 보완돼야 한다. 그러나 보호와 장악은 다르다. 안전망과 소유권 이전은 다르다. 공정한 교섭과 정치적 동원은 다르다. 기업의 약점을 국가가 메우는 것과, 국가가 특정 조직에게 기업을 넘겨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삼성노조의 강경 행보가 더 민감하게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쪽에서는 국가 기간산업급 기업의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고, 다른 한쪽에서는 권력이 노동자 기업 인수나 소상공인 단결권을 말한다. 이 두 흐름이 합쳐지면 기업인들은 이렇게 묻게 된다. “이 나라에서 기업은 투자와 혁신의 결과인가, 아니면 조직화된 압박과 정치권력의 재분배 대상인가.”
정치권은 늘 ‘경제를 살리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경제는 구호로 살아나지 않는다. 기업이 투자할 수 있다는 믿음, 이익을 내면 보상받고 실패하면 책임진다는 규칙, 노동과 자본이 충돌해도 국가가 심판이지 선수는 아니라는 신뢰가 있어야 굴러간다. 그 신뢰가 무너지면 기업은 떠나고, 투자는 멈추며, 일자리도 사라진다.
노동자의 권리를 말하는 정치는 필요하다. 하지만 기업을 적대시하는 정치는 위험하다. 노조를 보호하는 것과 노조가 기업 위에 서게 만드는 것은 다르다. 삼성의 파업 예고와 대통령의 기업관 논란이 동시에 터진 지금, 한국 경제가 마주한 질문은 결국 하나다. 대한민국은 기업을 키우는 나라인가, 기업을 나눠 갖는 나라인가.
참고문헌
- 머니투데이, 삼성전자 노조 파업과 구조적 비용 관련 보도.
- 뉴스웨이, 삼성전자 노조 5월 총파업 예고 및 손실 우려 보도.
- 슬로우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종업원 기업 인수’ 제안 관련 정리.
- 경향신문, 이재명 대통령의 소상공인 단결권·집단교섭 관련 발언 보도.
- 연합뉴스, 소상공인연합회의 단결권·교섭권 발언 환영 입장 보도.
- 한겨레, 성남시 청소용역 특혜 의혹 관련 당시 검찰 출석 보도.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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