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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 ‘마담’ 공방에 가려진 김승원·양수진, 진짜 쟁점은 신약승인 청탁 의혹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다. 한쪽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변호인 유정화 변호사가 “김건희 여사에게는 확인되지 않은 ‘줄리’ 낙인을 찍어 놓고, 정작 ‘진짜 마담’이 나타나자 왜 침묵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신약 임상승인 청탁 의혹의 핵심 인물로 거론되는 양수진 씨가 직접 얼굴을 드러내 “나는 룸살롱 마담이 아니다. 법적으로 잘못한 일도 없다”고 항변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단순히 ‘마담이냐 아니냐’의 진흙탕 싸움으로 소비하기에는 사건의 본체가 따로 있다. 바로 코로나19 치료제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 김승원 후보자가 어떤 역할을 했으며, 양 씨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부탁했고, 그 부탁이 정치권의 영향력 행사로 이어졌는지를 확인하는 문제다. 실제로 양 씨는 2021년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 승인과 관련해 당시 식약처장에게 신속 처리를 요청하는 취지의 연락을 김 후보자가 한 사실 자체는 논란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

양 씨의 최근 해명도 흥미롭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김 후보자에게 “죄인”이라며 미안한 마음을 밝혔고, 정치권 인맥을 과시했던 것은 자신의 잘못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법적으로 김 후보자에게 잘못한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자신이 김 후보자에게 불법적인 청탁을 한 사실이 없으며, 관련 수사도 변호사 없이 받았다고 강조했다.

17일에는 변호인을 통해 “김 후보자에게 연락한 사실은 있지만 관련 법령과 절차를 위반해 승인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한 사실은 없다”는 입장도 냈다. 다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양 씨 측의 주장이다. 현재 양 씨는 이 사건에서 뇌물공여약속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서울서부지법에서 재판이 계속되고 있다. 즉 ‘법적으로 아무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는 표현과 ‘현재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층위의 이야기다.

더 묘한 대목은 ‘룸살롱 마담’ 논쟁이다.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양 씨는 자신이 청담동에서 식당과 바를 운영했을 뿐 룸살롱을 운영하거나 마담으로 일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반면 공개적으로 소개된 판결문 관련 보도에는 양 씨가 운영한 업소와 관련해 ‘유흥주점’, ‘유흥접객원’ 등이 언급돼 있다. YTN에 출연한 패널 역시 해당 업소가 유흥주점으로 신고된 사실 등을 들어 한동훈 의원의 표현이 완전히 근거 없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대로 양 씨 측은 일반음식점이었다는 자료와 업소 내부 사진 등을 제시하며 반박하고 있다. 그러니 여기서 필요한 것은 ‘누가 더 크게 소리치느냐’가 아니라 사업자등록·영업신고·판결문·실제 영업 형태를 차례로 확인하는 일이다. ‘룸살롱’이라는 정치적 표현과 법률상 업종 분류가 반드시 같은 의미라고 단정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정화 변호사가 던진 질문은 이보다 더 정치적이다. “좌우를 떠나 권력의 역학에 따라 분노의 기준이 달라진다면 그것은 정의도 원칙도 아니다”라는 주장이다. 물론 ‘줄리’라는 표현과 양 씨에 대한 ‘마담’ 표현은 각각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이 다르므로 동일선상에 놓을 수는 없다. 하지만 유 변호사의 문제 제기를 정치적 수사로만 치부하기도 어려운 이유가 있다.

과거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에서는 사생활과 도덕성에 관한 표현 하나하나가 거대한 정치적 쟁점으로 확대됐는데, 이번에는 현직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주변 인물이 신약 승인 로비 의혹의 핵심 당사자로 재판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누가 어떤 검증을 받아야 하는가’가 논쟁의 중심이 됐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 더 분노했느냐가 아니라 같은 기준으로 사실을 확인하고 책임을 묻고 있는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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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김승원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이 사건의 핵심 인물들을 실제 증언대에 세우지 못한 채 지나간 것은 또 다른 문제를 남겼다. 국민의힘은 양수진 씨와 제넨셀 관계자, 김강립 전 식약처장 등을 포함해 44명의 증인과 4명의 참고인을 요구했지만 민주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증인·참고인 없이 청문회가 진행됐다. 민주당 측은 이미 검찰 수사를 거쳐 사실관계가 정리된 사건이라는 취지로 방어했지만, 반대편에서는 ‘수사에서 끝난 사건’과 ‘국회 검증이 끝난 사건’은 다르다는 반론이 나왔다.

특히 검찰은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임상시험 승인을 요청한 사실과 업체 관계자들의 후원금 500만원 제공 약속을 인정하면서도 실제 후원금이 지급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2024년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것으로 보도됐다. 이것은 무혐의와는 다른 법적 상태다.

바로 이 지점이 청문회에서 더 따져야 할 질문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양수진 논쟁’은 이상하게도 본질과 주변부가 뒤집혀 있다. 한동훈 의원은 양 씨를 ‘룸살롱 마담’으로 부르며 도덕적 공격을 이어가고 있고, 양 씨는 “가장 억울한 부분”이라며 정정을 요구하고 있다.

유정화 변호사는 여기에 김건희 여사에 대한 과거 공격과 현재의 침묵을 대비시키며 정치권의 이중잣대를 문제 삼는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이미 수사된 사안이라는 논리를 펴고, 야당은 증인조차 부르지 않은 청문회였다고 맞선다. 모두 나름의 논리가 있지만, 그 논리가 겹치는 지점에는 정작 국민이 알고 싶은 질문이 남는다.

2021년 10월 김승원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보낸 ‘빠르게 처리해 달라’는 취지의 연락은 누구의 요청으로, 어떤 경위에서 이루어졌는가. 그리고 그 연락과 양 씨 또는 제넨셀 측의 이해관계 사이에는 어떤 연결고리가 있었는가. 이것이 확인돼야 ‘청탁’인지 단순한 민원 전달인지 판단할 수 있다.

결국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는 사람들이 ‘마담’이라는 단어에 붙잡혀 있는 사이 정작 더 중요한 질문이 뒤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수진 씨가 실제로 어떤 업종의 사업을 했는지는 자료로 확인하면 된다. 한동훈 의원의 표현이 사실관계에 부합하는지도 별도로 따지면 된다. 유정화 변호사가 제기한 ‘선택적 분노’ 역시 정치적 주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김승원 후보자와 양 씨 사이의 연락, 제넨셀 임상승인 과정, 식약처에 전달된 요청, 500만원 후원금 약속, 그리고 그 과정에서 후보자의 역할이 무엇이었는지는 훨씬 더 구체적인 자료와 기록으로 검증해야 한다. 마담이라는 단어 하나가 사건의 본체를 덮어서는 안 된다.

‘줄리’든 ‘마담’이든 정치적 낙인은 사실을 대신할 수 없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이라면 더욱 그렇다. 결국 필요한 것은 진영의 분노가 아니라 동일한 잣대, 그리고 그 잣대 앞에서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사실 확인이다.

교차검증에서 확인된 핵심

  • 확인됨: 양수진 씨가 제넨셀 관련 임상시험 승인 과정에서 김승원 후보자에게 연락했고, 김 후보자가 당시 식약처장에게 신속 처리를 요청하는 취지의 연락을 한 사실 자체가 주요 쟁점으로 보도됐다.
  • 확인됨: 양 씨는 현재 뇌물공여약속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 확인됨: 김 후보자는 2024년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는 보도가 있으며, 이는 ‘무혐의’와 같은 의미가 아니다.
  • 확인됨: 양 씨는 최근 공개 인터뷰에서 불법적인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룸살롱 마담’ 표현도 부인했다.
  • 확인됨: 양 씨의 업소를 둘러싸고는 ‘일반음식점·바’라는 양 씨 측 주장과 ‘유흥주점’으로 신고·판결문에 언급됐다는 보도가 맞서고 있다.
  • 확인됨: 김승원 청문회에서 야당이 요구한 44명 증인과 4명 참고인이 채택되지 않았다.
  • 문화일보. 2026.09.18. “허위사실로 ‘쥴리’ 낙인찍던 사람들, ‘진짜 마담’엔 침묵”….유정화 변호사의 ‘줄리’와 양 씨를 동일한 사실관계로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나, ‘정치적 이중잣대에 대한 유 변호사의 주장’으로 처리한 문화일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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