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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벌적 손해배상 최대 5배 허위조작정보법, 계산 대상이 된 시민의 발언

세상소리 ㅣ Masterof Satire
 

[논평]

이 법의 가장 큰 문제는 ‘허위조작정보’라는 개념이 지나치게 넓고 불명확하다는 점이다. 무엇이 허위이고, 어디까지가 조작인지, 누가 그것을 최종 판단하는지에 대한 기준은 법문 어디에도 명확하지 않다. 그 결과 판단은 시민이 아닌 권력과 기관의 손으로 넘어간다. 표현의 자유는 항상 불편한 말, 거슬리는 말, 아직 진실로 확정되지 않은 말에서 시작되는데, 이 법은 그 출발점 자체를 봉쇄한다.

이 법이 실제로 겨냥하는 대상은 ‘악의적 가짜뉴스 유통업자’라고 설명되지만, 현실에서 가장 먼저 위축되는 집단은 일반 시민이다.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정책 비판 글 하나를 공유하는 행위, 블로그에 공공기관 대응을 문제 삼는 후기, 지역 맘카페에서 학교·병원·행정 불편을 제기하는 글조차 ‘허위 유통’으로 고소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시민은 더 이상 사실을 말하기 전에 “이게 5천만 원짜리 말인가?”를 먼저 계산하게 된다.

특히 징벌적 손해배상 최대 5배라는 조항은 보호 장치가 아니라 위축 장치다. 법적으로 이익을 얻는 쪽은 명확하다. 조직, 권력자, 자본을 가진 쪽이다. 반대로 위험을 떠안는 쪽은 개인, 내부고발자, 피해 호소자다. 결과적으로 이 법은 ‘거짓을 처벌’하기보다 문제 제기 자체를 사전 차단하는 효과를 낳는다.

언론과 국민은 대립 관계가 아니다. 언론은 국민의 하소연이 사회적 의제가 되는 출구이고, 시민의 경험이 공적 사실로 검증되는 통로다. 그런데 이 법은 그 출구를 동시에 좁힌다. 시민은 말하지 못하고, 언론은 보도하지 못하며, 사회는 알지 못한다. 침묵은 안정이 아니라 부패의 온상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법이 권력 의지에 따라 선택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오늘은 ‘허위정보 근절’이지만, 내일은 ‘국정 방해’, 모레는 ‘사회 혼란 조장’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든지 확장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는 한번 위축되면 되돌리기 어렵다. 법은 칼과 같아서, 휘두르는 손이 바뀌어도 상처는 남는다.

국민은 묻고 있다.
“이제 우리는 불편한 진실을 말할 자유도 배상 계산부터 해야 하는 사회에 살게 된 것인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법은, 이미 민주주의의 보호막이 아니라 시험대가 된다.

참고문헌

  • 한겨레, 「위헌 논란 ‘정통망법 개정안’ 국회 통과…언론단체 “표현의 자유 훼손” 반발」

  • 헌법 제21조 (언론·출판의 자유)

  • 한국기자협회·전국언론노조 공동성명

  • 헌법재판소 판례: 표현의 자유 및 과잉금지원칙 관련 결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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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세계로, 세계를 한국으로- Socko is a Korean editorial writer analyzing geopolitics, economics, and power structures with clarity, depth, and a touch of refined satire. From local politics to global shifts, Socko delivers commentary that informs, questions, and challenges. Socko는 국제정치·경제·권력 구조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한국의 에디토리얼 라이터로, 정교한 풍자와 분석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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