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8·17 전당대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지금, 민주당은 ‘개혁’이나 ‘비전’ 대신 험악한 ‘감정 싸움’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유시민 작가의 이재명 대통령 직격탄을 시작으로 김민석 전 총리와 정청래 전 대표 등 당내 핵심 주자들이 가세한 이번 설전은 단순한 노선 투쟁을 넘어 진영 내부의 도덕성과 정체성마저 위협하는 벼랑 끝 대결로 치닫고 있다. ‘동지’라는 아름다운 언어는 사라지고, ‘썩은 내’와 ‘선 넘어선 정치’라는 독설만이 난무하는 이 아이러닉한 상황은 한국 보수 정치뿐만 아니라 진보 정치권 역시 깊은 병에 걸려 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1. ‘어물전 비린내’와 ‘썩은 내’: 유시민의 독설과 진영의 분열
이번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은 유시민 작가의 강렬한 ‘어물전 수사’였다. 유 작가는 최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 노선을 ‘필패의 길’로 규정하며, 국정 운영에 대해 “어물전 비린내까지는 괜찮지만, 내버려 두면 모든 어물전은 썩은 내를 풍기게 돼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검찰개혁의 미완 성취를 대통령의 의지 부족 탓으로 돌리며, 이 대통령이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친명(친이재명) 진영 내부에서 나온 가장 선명하고 강력한 비판이다. 유 작가는 ‘뉴이재명’ 세력의 행동이 대통령과 참모들에 의해 기획된 ‘난동’일 가능성까지 제기하며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그의 발언은 강성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로 해석될 수 있으나, 동시에 이 대통령의 도덕성과 행정적 완결성에 치명적인 균열을 냈다. ‘유능하고 깨끗한 행정가’라는 이 대통령의 프레임은 이제 진영 내부의 가장 강력한 지식인으로부터 ‘썩어가는 어물전 수장’이라는 도전을 받게 된 것이다.
2. ‘동지의 언어’와 ‘선 넘어선 정치’: 김민석의 직격과 정청래의 반격
유 작가의 독설에 여권 내부의 반응은 즉각적이고 격렬했다. 특히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민석 전 총리는 “평론의 선을 넘어선 정치가 절제와 품격마저 놓쳤다”며 유 작가를 정면으로 직격했다. 김 전 총리는 “동지의 언어와 애정의 시각에는 ‘필패’나 ‘썩은 내’ 같은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유 작가의 발언을 “거짓 평론”이자 “과거 지식인들의 변침 사례”와 같은 수준의 배신으로 규정했다. 그는 더 나아가 유 작가가 평론의 옷을 벗고 정계 회귀를 노리는 공격성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민주당과 다른 정치적 견해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김 전 총리의 직격은 당내 기반이 취약한 유 작가와 대조적으로, 그가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여권 내 중진으로서 진영의 방패 역할을 자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동지의 언어’ 타령 역시 아이러니를 낳는다. 당내 다른 당권 주자인 정청래 전 대표는 김 전 총리가 제기한 ‘신천지 전당대회 개입설’에 대해 “아니면 말고식, 치고 빠지기식 폭탄 던지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네거티브 없다’던 정 전 대표조차 하루 만에 SNS를 통해 김 전 총리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기 정치’를 했다고 공격했다. 결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서로가 ‘동지’임을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적’을 향한 독설보다 더 잔혹한 비판을 퍼붓는, ‘동지 없는 동지의 전쟁’터가 되었다.
3. ‘당무 개입’과 ‘대권도전 서막’: 불확실성의 그림자와 꼼수의 부메랑
이번 감정 싸움의 기저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당무 개입’ 논란이 깊게 깔려 있다. 이 대통령이 청년 기탁금 인상 문제에 의견을 낸 것을 두고 국민의힘과 당내 일각에서 ‘당무 개입’이라는 주장이 제기되자, 이 대통령은 공직선거법상 위법 행위와 일상적 당원 권리행사는 다르다며 정면 반박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를 예시로 들며 선거 관련 업무가 아닌 일상적 정당 활동에 대해서는 대통령도 당원으로서 참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당권 구조 개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의구심을 키우는 동시에, 유 작가가 주장한 ‘대통령이 김민석을 밀어주는 등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비판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는다. 결국 민주당 전당대회는 법안과 사법적 경계선을 둘러싼 정쟁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해 줄 든든한 정치적 우군이나 진영의 방패를 갖추지 못한 오세훈 시장의 사례와는 정반대로, 대통령의 강력한 지원 사격과 그에 대한 진영 내부의 명분 싸움이 뒤엉킨 ‘확고한 진영적 기반의 폭발’ 국면이다.
3심의 사법적 결과와 무관하게, 오 시장이 얄팍한 기술에 의존해 순간의 위기만 넘기려 했던 ‘하수(下手)의 정치’로 인해 재기 불능의 잔혹사로 귀결되었다면,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동지의 언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서로의 숨통을 조르는 ‘고수(高手)들의 명분 전쟁’이다. 그 결과가 ‘새로운 민주당의 개혁’일지, 아니면 ‘썩어가는 어물전의 폭발’일지, 한국 정치는 그 차디찬 결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4. ‘뉴이재명’의 우두머리와 3자 화법: 침묵의 정치 기술이 만든 역풍
유시민 작가는 비판의 칼날을 더 깊이 밀어 넣으며 “’뉴이재명’ 세력의 우두머리는 결국 이재명 본인”이라고 꼬집었다. 당내 세력 교체와 과격한 외연 확장의 배후에 대통령의 묵인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정치적 이득이 되는 사안에는 SNS를 통해 재빠르게 메시지를 던지지만, 악재나 논란에 직면하면 철저히 3자 화법을 구사하거나 장관과 참모를 앞세워 거리를 두는 ‘빠지기 정치’를 선보여 왔다.
이러한 ‘침묵 모드’의 대표적 사례가 바로 최근 불거진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의 골프 회동’ 의혹이다. NLL 인근 함정에서 해군 병사가 실종·전사하는 국가적 안보 위기 당일, 대통령이 안 장관과 태릉CC에서 골프를 쳤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음에도 대통령실은 명확한 해명 없이 침묵과 기피로 일관했다. 잘한 성과는 본인의 치적으로 전면에 내세우고, 국정 수행 중 불거진 부적절한 논란이나 불리한 악재에는 장관을 방패 삼아 뒤로 물러서는 이재명표 정무 스타일은 결국 진영 내 지식인들마저 고개를 젓게 만드는 독이 되어 돌아왔다.
5. 호남의 요동과 ‘언더독’ 정청래의 승부수: 도를 넘는 전당대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대통령의 ‘거리두기’와 김민석 전 총리의 과도한 친명 마케팅은 당내 구도를 묘하게 뒤흔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호남 지역 및 당원층의 표심이 김민석 전 총리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나타나자, 위기감을 느낀 정청래 전 대표는 한층 더 매서운 반격에 나섰다.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세력 결집에 맞서 ‘언더독’을 자처한 정 전 대표는 강성 당원층의 정서를 자극하며 대여·대내 투쟁의 수위를 극한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호남 표심의 선점을 노린 정 전 대표의 공격적 행보는 당내 갈등을 걷잡을 수 없는 진흙탕 싸움으로 내몰았다. 당권 승리를 위해 현직 대통령의 당무 개입 의혹을 짚거나 당내 인사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서슴지 않는 그의 정치는, 아이러니하게도 여권 내부의 분열을 가장 극적으로 가시화하는 촉매제가 되었다. 지지율 반전을 위한 정 전 대표의 이 같은 선명성 투쟁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비전 경쟁이 아닌 ‘사생결단식 권력 투쟁’으로 변질시키고 있다.
6. 정청래의 운명: 당권 사수의 승자인가, 진영의 고립된 섬인가
그렇다면 당대표직에 사활을 걸고 현직 대통령과의 긴장 관계까지 불사하는 정청래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가 강성 팬덤과 당원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권을 거머쥔다 한들, 그것은 ‘영광스러운 승리’가 아닌 ‘독이 든 성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대통령실 및 친명 주류와의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그가 이끄는 당 지도부는 국정 동력을 뒷받침하기보다 정권과의 끊임없는 주도권 싸움에 에너지를 소비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그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패배할 경우, 현직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웠던 정치적 부채를 고스란히 짊어진 채 당내 고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오세훈 시장이 얄팍한 셈법으로 진영의 방패를 잃고 사법적 외통수에 몰렸듯, 정청래 전 대표 역시 당권이라는 당장의 실리에 집착하다 정치적 우군을 모두 잃어버리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사활을 건 그의 대권 도전 서막이 과연 당을 재편하는 신호탄이 될지, 아니면 진영 내부의 거대한 반작용에 밀려 고립되는 잔혹사로 끝날지, 한국 정치는 그 선을 넘은 대결의 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해군 실종 당일 이재명 대통령·안규백 장관 골프 의혹 브리핑: 해군 장병 실종 사고 당일 이재명 대통령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골프 회동 의혹에 대한 정부 측 브리핑 영상으로, 본문의 이재명 대통령 정치 스타일 및 국정 대처 논란 맥락을 이해하는 데 참고가 됩니다.
참고문헌 (References)
- MBC 뉴스 (2026.07.18) –
유시민 "어물전 썩은 내" 독설…이재명 정부 외연 확장·검찰개혁 수사권 분리 미진 직격 - KBS 뉴스 (2026.07.19) –
김민석 "동지의 언어엔 '썩은 내' 없어"…유시민 '거짓 평론' 반박하며 당권 정면 대응 - SBS 8뉴스 (2026.07.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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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전당대회 호남 표심 요동…정청래 지지율 반등 속 당권 대결 최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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