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떼라 부른 정치, 수사로 답할 시간…한동훈의 반격은 어디까지 통할까
한동훈은 민주당을 향해 ‘개떼처럼 달려든다’고 했다. 딸의 허위 스펙 의혹을 둘러싼 공세를 ‘민주당의 망상’이라고 일축했고, 덮을 것도 없는 사건을 덮었다고 몰아간다는 취지로 반발했다. 정치적 언어로만 보면 익숙한 장면이다. 의혹을 제기한 쪽은 은폐를 의심하고, 의혹을 받는 쪽은 정치 공세라고 맞선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한 단계 달라졌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중대범죄수사청장이 과거 수사 과정에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했고, 일부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다는 취지로 답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유죄의 증거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모든 의문을 정치적 망상이라는 한마디로 밀어낼 수 있는 국면도 아니다. 논란의 핵심은 딸의 이른바 ‘허위 스펙’ 의혹만이 아니다.
당시 경찰은 관련 사건을 수사한 뒤 2023년 12월 혐의없음 등의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별도로 경찰이 해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요청한 국제형사사법공조 절차도 검찰 단계에서 중단됐다. 검찰은 공조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고 사안이 경미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반면 고발인 측은 한동훈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점에서 의사결정 과정과 지휘라인의 관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혹의 크기가 아니라 결정의 경위다. 왜 공조 요청이 상급기관으로 전달되지 않았는지, 경찰은 어떤 근거로 수사를 마무리했는지, 당시 장관에게 보고되거나 지시가 내려간 사실이 있는지. 문서와 기록으로 답할 수 있는 질문들이다. 더욱 눈여겨볼 대목은 수사의 형평성이다. 정치인의 가족이 연루된 사건이라고 해서 무조건 강도 높은 수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유명 정치인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수사의 문턱이 낮아져서도 안 된다.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한 의원과 딸에 대한 소환·서면조사가 없었고 배우자에 대해서만 한 차례 서면조사가 이뤄졌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았다. 압수수색과 추가적인 해외 증거 확보 절차가 왜 진행되지 않았는지도 따져볼 사안이다.
수사가 충분했는지 여부는 정치적 성향이 아니라 당시 확보된 증거와 적용 법률, 수사 기록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 한동훈에게도 다른 정치인에게 적용되는 것과 똑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 특혜도 표적 수사도 아닌, 동일한 법의 잣대 말이다. 한동훈의 반발을 이해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걸린 사건에서 상대 진영의 공세가 거세지면 방어권과 명예를 지키기 위해 강하게 대응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의원은 관련 의혹을 부인해 왔다. 그러나 방어의 언어가 수사의 필요성까지 대신할 수는 없다. ‘민주당의 망상’이라고 규정한다고 해서 당시 검찰의 결정이 적절했는지 자동으로 입증되는 것도 아니고, ‘개떼’라는 표현으로 상대의 자격을 깎아내린다고 해서 의혹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정치적 공방은 지지층을 결집할 수 있지만,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기능은 없다.
한동훈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다면 그 주장은 정치적 수사보다 검증 가능한 자료와 설명을 통해 힘을 얻어야 한다. 그렇다고 민주당과 의혹 제기 세력이 면책되는 것도 아니다.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범죄가 확정된 것처럼 몰아가거나, 한 의원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의혹을 사실로 취급한다면 그것 역시 법치의 원칙에 어긋난다.
김지용 중수청장의 발언도 고발장을 검토하는 단계에서 나온 답변이다. 당시 수사가 부실했는지, 검찰의 국제공조 불송부가 정당했는지, 한 의원이 의사결정에 관여했는지는 각각 입증해야 할 별개의 문제다. 정치권이 수사기관의 답변 일부를 자기 진영의 승리 선언으로 소비한다면, 진상 규명은 시작하기도 전에 정쟁에 포획될 수 있다.
의혹을 제기할 자유와 의혹을 사실로 단정하지 않을 책임은 함께 가야 한다. 한 의원이 현재 해외 일정 중이라는 점도 정치적 장면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해외에서 강한 반발을 내놓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다만 이번에 확인된 보도만으로는 외유 중 새롭게 나온 별도의 발언을 정확히 특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확인되지 않은 표현을 덧붙여 논평의 강도를 높이기보다는, 이미 공개된 반발과 국내에서 진행되는 수사 절차의 대비에 집중하는 편이 낫다. 정치인은 해외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밝힐 수 있다. 그러나 국민이 알고 싶은 것은 반발의 음량이 아니다. 과거 수사에서 어떤 판단이 내려졌고, 그 판단은 어떤 근거로 이뤄졌으며, 법무부 장관이었던 당사자의 관여는 있었는가 하는 문제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상대를 비난하는 말만 커진다면, 정치적 방어는 오히려 의문을 키울 수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의 결론은 한동훈의 말도, 민주당의 공세도, 중수청장의 짧은 답변도 대신할 수 없다. 수사 기록을 확인하고, 국제공조 요청이 중단된 경위를 밝히고, 필요하다면 당시 관계자들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한동훈과 가족의 명예도 마땅히 보호받아야 한다.
반대로 수사 과정에서 부당한 개입이나 직무상 문제가 확인된다면 지위와 정치적 배경을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 ‘개떼’라는 말은 정치적 분노를 드러낼 수 있지만, 결백을 입증하지는 못한다. ‘수사 무마’라는 의혹 역시 반복된다고 사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투명한 기록이다.
참고문헌
- 뉴시스, 「김지용 중수청장 “한동훈 딸 허위스펙 수사, 일부 ‘안 한 것’으로 보여”」, 2026년 10월 26일. 국정감사 발언과 중수청의 고발장 검토 상황을 확인하는 핵심 자료.
- 연합뉴스, 「한동훈, ‘딸 허위스펙 수사무마’ 의혹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돼」, 2026년 10월 14일. 국제형사사법공조 요청이 검찰 단계에서 송부되지 않은 경위와 고발인 측 주장을 정리한 자료.
- 연합뉴스, 「’한동훈 딸 허위스펙’ 서울중수청 배당…시민단체 재수사 요구」, 2026년 10월 16일. 고발 사건의 배당 및 재수사 요구의 경위를 확인하는 자료.
- 뉴시스, 「’한동훈 딸 수사무마 의혹’ 서울청 광수대 배당…27일 고발인 조사」, 2026년 10월 23일. 경찰의 사건 이관, 기존 불송치 결정 및 후속 절차를 확인하는 자료.
- 국민일보, 「중수청장 “한동훈 딸 수사, 진상규명 필요…일부 암장처럼 보여”」, 2026년 10월 26일. 중수청장의 발언과 수사 착수 전 발언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비판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자료.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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