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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성폭행·명예훼손 피해자에게 500만달러 내나…미 대법원 상고 기각

미 연방대법원이 500만달러 배상 평결 재심을 거부하자 E. 진 캐럴 측이 이자 포함 지급을 요구했다. 트럼프는 별도의 8,330만달러 명예훼손 배상 사건도 계속 다투는 중이다 “이제는 캐럴에게 돈을 지급할 시간이다.”

미국 작가 E. 진 캐럴 측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던진 요구는 짧지만 무겁다. 수년간 이어진 민사소송, 항소, 재심 요구가 이어진 끝에 미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측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2023년 배심원이 내린 500만달러 배상 평결은 사실상 집행 단계로 들어섰다.

캐럴 측은 원금 500만달러에 이자를 더한 약 580만달러의 지급을 법원에 요구했다. 트럼프 측이 대법원의 판단 뒤에도 추가 절차를 이유로 지급을 늦추려 한다는 것이 캐럴 측 주장이다. 담당 판사는 트럼프 측에 7월 7일까지 답변하도록 하며 신속 심리를 허용했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은 1990년대 중반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벌어진 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캐럴은 트럼프가 자신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주장했고, 이후 공개 발언을 둘러싼 명예훼손 문제까지 소송으로 이어졌다. 2023년 뉴욕 연방 배심원단은 트럼프에게 성적 학대와 명예훼손에 대한 민사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500만달러 배상을 평결했다. 트럼프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사건 자체가 정치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 측은 재판에서 과거 행위 관련 증거가 부당하게 허용돼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했다고 다퉜다. 그러나 제2연방순회항소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연방대법원도 지난 6월 29일 사건을 심리하지 않기로 하면서 기존 판결은 유지됐다. 대법원은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공개된 반대 의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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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금액만이 아니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이더라도 개인 자격으로 제기된 민사 책임에서 자동으로 벗어날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대법원까지 간 절차가 끝난 뒤에도 실제 배상금 지급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진다는 점이 함께 드러났기 때문이다.

캐럴 측은 더 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미 여러 차례의 항소와 집행 지연 시도가 있었고, 대법원의 심리 거부까지 나온 이상 법원이 보관 중인 담보금 또는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트럼프 측은 대법원에 재고를 요청할 가능성 등을 내세우며 지급 연기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또 하나의 더 큰 소송이 남아 있다. 캐럴은 트럼프의 2019년 발언을 둘러싼 별도 명예훼손 사건에서 2024년 8,330만달러 배상 평결을 받았다. 해당 사건 역시 항소 절차가 이어지고 있으며, 법원은 트럼프 측이 일정한 보증을 제공하는 조건 아래 지급을 미룰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500만달러 사건은 단순히 한 건의 배상금 집행 문제가 아니다. 트럼프에게는 사법적 책임을 둘러싼 장기전의 첫 번째 확정 고비이고, 캐럴에게는 여러 해 동안 이어진 소송전에서 실제 돈을 받게 되는지 가늠할 시험대다.

트럼프는 여전히 사건을 “가짜 사건”이라 부르며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태도다. 그러나 대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상, 이제 쟁점은 ‘판결을 뒤집을 수 있느냐’보다 ‘언제 지급하느냐’로 좁혀지고 있다.

캐럴 측의 말처럼, 법정 판단이 끝난 뒤에도 배상은 자동으로 현실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국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적어도 한 가지를 분명히 했다. 권력의 크기와 별개로, 민사 배상 책임의 집행 문제는 끝까지 남는다는 점이다.

참고문헌

  1. Reuters, “US Supreme Court rebuffs Trump’s appeal in E. Jean Carroll case,” 2026년 6월 29일.
  2. Associated Press, “Writer E. Jean Carroll calls for Trump to pay $5.8M after high court appeal fails,” 2026년 7월 1일.
  3. The Guardian, “E Jean Carroll asks judge to order Donald Trump to pay $5m he owes her,” 2026년 7월 1일.
  4. The Guardian, “US supreme court rejects Trump’s bid to appeal $5m E Jean Carroll verdict,” 2026년 6월 29일.
  5. PBS NewsHour, “Appeals court says Trump doesn’t have to pay $83 million to E. Jean Carroll for now,” 2026년 5월 12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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