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말하면 유죄?” ― SNS 시대, 헌법은 국민의 편인가 권력의 방패인가

[사설/논평]

SNS는 표현의 무대를 바꾸었다. 개인의 발언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한 줄의 글, 하나의 공유는 국경을 넘고 기록으로 남는다. 이 변화 속에서 표현의 자유는 ‘국내 정치의 선택지’가 아니라 국제 인권의 의무가 되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허위조작정보 규제법은 헌법과 충돌한다.

국제 사회는 이미 합의에 이르렀다. 표현의 자유 제한은 최소한이어야 하며, 명확해야 하고, 비례적이어야 한다. 특히 공적 사안에 관한 발언은 허위 가능성이 있더라도 최대한 보호돼야 한다는 것이 최근 국제 기준이다. 미국에서 이 원칙을 반복 확인해온 곳이 바로 ‘United States Supreme Court’다. 거짓의 유통보다 더 위험한 것은, 권력이 ‘진실’의 기준을 독점하는 상황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한국에서 곧 벌어질 헌법재판의 구조는 명확하다. 원고는 실제 피해를 입은 시민, 언론인, 내부고발자, 언론사, 시민단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카카오톡 대화, SNS 게시물, 블로그 글 하나로 손해배상 청구를 당한 개인이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순간, 이 법은 추상적 논쟁이 아니라 생활법의 문제가 된다. 피고는 국가다. 입법자와 집행 권력, 그리고 그 법을 집행하는 행정기관이 헌재의 심판대에 선다.

원고 측 논증의 핵심은 세 축으로 수렴한다. 첫째, 명확성 원칙 위반. ‘허위’와 ‘조작’의 정의가 불분명해 시민은 자신의 말이 합법인지 불법인지 사전에 알 수 없다. 이는 헌법상 죄형법정주의와 표현의 자유 모두를 침해한다. 둘째, 과잉금지원칙 위반. 최대 5배 징벌적 손해배상은 가짜정보를 억제하는 수단을 넘어, 공익적 발언과 문제 제기 자체를 얼어붙게 만든다. 셋째, 국제 인권 기준 불일치. ICCPR 제19조는 표현의 자유 제한에 엄격한 요건을 부과하며, 한국은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다.

국가 측 논증도 준비돼 있다. “가짜뉴스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다.” “표현의 자유는 무제한이 아니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 또한 실제 적용은 제한적일 것이며, 악용 가능성은 통제 가능하다는 주장이 이어질 것이다. 그러나 헌재의 판단 기준은 선의가 아니다. 구조적 위험성이다. 법이 악용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위헌 판단의 근거가 된다.

결과는 세 갈래다. 전면 위헌, 헌법불합치, 합헌. 현실적으로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헌법불합치다. 정의를 명확히 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수위를 낮추며, 언론·공익적 표현을 명시적으로 보호하라는 주문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법률 수정이 아니라, 한국 민주주의의 방향 지시등이 된다.

국민은 묻는다. 이 법은 거짓을 처벌하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불편한 진실을 침묵시키기 위한 것인가. 헌법의 답은 분명해야 한다. 표현의 자유는 편한 권리를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권력을 불편하게 만드는 말을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

⚖️ 가상 헌법재판소 판결문 (요지)

주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중 ‘허위조작정보’ 정의 및 징벌적 손해배상 관련 조항은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입법자는 202X년 X월 X일까지 이를 개정할 것을 명한다.

이유
본 법률은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을 불명확하게 규정하여 국민의 예측 가능성을 침해하고, 과도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함으로써 공익적 표현까지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는 헌법 제21조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된다.

참고문헌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ICCPR) 제19조
–United States Supreme Court, 표현의 자유 관련 판례
–헌법 제21조 (언론·출판의 자유)
헌법재판소, 명확성·과잉금지원칙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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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세계로, 세계를 한국으로- Socko is a Korean editorial writer analyzing geopolitics, economics, and power structures with clarity, depth, and a touch of refined satire. From local politics to global shifts, Socko delivers commentary that informs, questions, and challenges. Socko는 국제정치·경제·권력 구조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한국의 에디토리얼 라이터로, 정교한 풍자와 분석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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