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보다 빠른 가짜뉴스… 경찰, ‘울산 석유 90만 배럴 북한 유입설’ 유튜브에 칼 빼들었다
서울경찰청이 중동 전쟁 허위·조작 정보 단속을 강화하며 ‘울산 석유 북한 유입설’ 관련 유튜브 4곳을 수사 중이다.
중동 전쟁의 포성이 한국 땅에 떨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전쟁이 만든 불안과 공포, 분노와 음모는 이미 한국의 온라인 공간을 깊숙이 파고들었다. 서울경찰청이 4월 6일 중동 전쟁을 둘러싼 허위·조작 정보 확산에 대응해 집중 단속에 나섰다고 밝힌 것은, 단순한 인터넷 단속이 아니라 국가적 혼란을 부추기는 ‘정보 전쟁’에 대한 사실상의 경고장으로 읽힌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사이버수사대에 전담팀 2개를 편성해 관련 허위정보 게시글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발견 즉시 플랫폼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삭제·차단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은 지난해부터 ‘공중 협박 및 가짜 허위 정보 유포 대응 TF’를 운영해 왔고, 서울 지역에서만 현재까지 29건의 삭제 요청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단속이 주목되는 이유는 사례가 상징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울산 석유 비축기지 물량 90만 배럴이 중국 등 제3국을 거쳐 북한으로 넘어갔다”는 식의 주장이 확산됐고,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은 지난 4월 1일 관련 유튜버들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업무방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전한길뉴스’, ‘전라도우회전’, ‘TV자유일보’ 등 유튜브 계정 4곳에 대해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박 청장은 중동 전쟁 관련 정보라도 범죄 구성 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확인되면 즉시 수사에 착수하고 단속을 계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장면은 지금 한국 사회의 취약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쟁이 터지면 유가는 흔들리고, 물류 불안이 커지고, 시민들은 생필품과 안보 문제에 민감해진다. 바로 그 틈을 타 “석유가 북한으로 넘어갔다”거나 “정부가 전쟁을 숨기고 있다”는 식의 자극적 이야기가 떠돌기 시작하면, 그것은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공포를 조직하는 행위가 된다. 특히 유튜브와 SNS는 정보의 속도는 빠르지만 검증은 느리다. 한 번 퍼진 허위정보는 정정 기사보다 훨씬 더 넓고 깊게 파고든다. 결국 문제는 전쟁 그 자체만이 아니라, 전쟁을 먹고 자라는 선동 산업이다.
물론 여기에는 또 다른 긴장도 있다. 가짜뉴스 단속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이 크지만, 국가기관의 삭제 요청과 수사 확대가 어디까지 허위정보이고 어디부터 정당한 의혹 제기인지 경계를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조치는 강경 대응이라는 면과 함께,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새로운 논쟁도 동시에 부를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있다. 확인되지 않은 전쟁 정보가 조회 수와 분노를 먹고 커질수록, 사회는 진실보다 불안에 먼저 지배당한다는 점이다.
결국 경찰의 이번 조치는 한 가지 질문을 던진다. 지금 우리가 소비하는 정보는 사실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클릭 장사인가. 중동 전쟁은 멀리 있지만, 허위정보의 파장은 이미 우리 일상 한복판에 도착해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큰 목소리가 아니라, 더 엄격한 검증이다.
참고문헌
- 경향신문, 「‘울산 석유 북한 유입설’ 유튜브 4곳 수사 중···경찰, 중동전쟁 가짜뉴스 집중 단속」, 2026년 4월 6일.
- 다음 뉴스(경향신문 전재), 같은 기사 요약 및 수사 대상·삭제 요청 현황 확인.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