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를 둘러싼 최근의 긴장은 단순한 야당 공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표면에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 문제와 ‘공소취소 거래설’ 파문이 떠 있지만, 그 밑바닥에서는 여권 내부의 더 복잡한 균열이 꿈틀거린다. 사법리스크가 다시 불붙을 조짐이 보일수록, 친명계의 과잉방어는 오히려 “정말 무죄라면 왜 이렇게까지 닫아거느냐”는 역질문을 키운다. 김현지 증인 채택은 지난해 국감에서 실제 공방 끝에 불발됐고, 장인수 전 기자가 제기한 ‘공소취소 거래설’은 현재 경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의혹의 진위와 별개로, 권력의 태도가 이미 또 다른 정치적 사실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방어가 이제 단일 전선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모두가 “검찰 프레임”과 “정치 공세”를 말하지만, 실제로는 여권 내부 각 세력이 서로 다른 계산서를 들고 움직이는 듯한 장면이 늘고 있다. 친명 핵심은 대통령의 사법리스크를 정권 전체의 방어선으로 묶으려 하지만, 친문 또는 비명·독자 생존을 노리는 세력들 입장에서는 이 리스크가 오히려 차기 권력 지형을 흔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아직 이를 입증할 공개된 조직 재편 문건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정치권 관측은 “이재명 방어”가 곧 “친명 헤게모니 고착”을 뜻하느냐를 두고 내부 긴장이 커지고 있다는 쪽으로 모인다.
이 흐름에서 김민석 총리의 존재는 특히 흥미롭다. 그는 최근 미국 방문 중 트럼프 대통령과 예정에 없던 20분 면담을 했고, 북한 문제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고 직접 밝혔다. 이 장면은 외교 이벤트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국내 정치에서는 “독자적 존재감 과시”로 읽히기 충분했다. 반미 이력 논란이 따라다니는 인물이 보수 성향 미국 대통령과 직접 대화 창구를 연 듯한 그림은, 이재명 정부 안에서도 미묘한 파장을 낳을 수밖에 없다. 이것을 곧장 차기 대권 도전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정치권이 그렇게 읽기 시작하는 순간 그 자체로 하나의 현실이 된다.
반대로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민주당 초선 의원들과 잇달아 만찬을 하며 집권 여당의 결속을 다졌다. 초선 의원 만찬 자체는 통상적 행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시점이 묘하다. ‘거래설’ 갈등, 김현지 문제, 변호인 출신 인사들의 요직 배치 비판, 그리고 내부 계파 재정렬 관측이 겹치는 시점에 초선들을 따로 묶어 세를 확인하는 장면은 단순한 식사 자리를 넘어선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대통령은 아직도 원내 주도권의 중심이며, 사법리스크 국면에서도 여당의 정치적 호흡을 직접 조율하겠다는 신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장면이 잦아질수록 “사법리스크가 당 전체의 목줄이 된 것 아니냐”는 반대 프레임도 세진다.
더 불안한 대목은, 여권의 과잉방어가 결국 방어선 내부의 이해충돌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이다. 무죄와 조작 기소를 주장한다면, 원칙적으로는 조사와 증언, 공개 검증으로 가면 된다. 그런데 최측근 증인 채택을 막고, 거래설을 둘러싼 공방은 수사와 고발전으로 비화하고, 변호인 출신 인사들의 연쇄 기용 논란까지 얹히면 국민 눈에는 “법률 방어”가 아니라 “권력 사유화”처럼 비친다. 그 순간 친명에게는 충성 경쟁이 되지만, 비친명이나 차기 주자들에겐 거리 두기의 유인이 생긴다. 같은 전선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각자가 살길을 따지는 다층 전선이 되는 이유다.
결국 이 사안의 진짜 위험은 야당의 공세보다 여권 내부의 상이한 시간표에 있다. 친명은 지금 당장의 방어를 원하고, 비친명 또는 차기 세력은 리스크의 장기화를 자신들의 공간 확대 기회로 볼 수 있다. 김민석의 외교 존재감, 조국·유시민·문재인 축의 잠재적 재결집 관측, 초선 그룹 다지기, 김현지 문제의 재소환 가능성은 모두 따로 보면 작은 파편이지만 함께 놓으면 하나의 그림이 된다. 이재명 사법리스크는 더 이상 개인 재판의 문제가 아니라, 여권 미래 권력지도를 누가 다시 그릴 것인가의 문제로 이동 중이라는 그림이다. 그래서 지금의 과잉방어는 단순한 방패가 아니다. 자칫하면 내부 권력투쟁의 신호탄이 된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김현지 제1부속실장 국감 증인 채택 불발 및 여야 공방, 2025-10-29.
- 연합뉴스, 국감 종반에도 김현지·이재명 수사 문제 공방 전망, 2025-10-26.
- MBC, ‘대통령 공소취소 거래설’ 관련 장인수 전 기자 사건 서울청 배당, 2026-03-13.
- 한겨레, 장인수·김어준 고발 보도, 2026-03-13.
- 조선일보, 이재명 대통령의 민주당 초선 의원 만찬 및 내부 결속 해석, 2026-03-16.
- 채널A·서울신문·뉴스토마토, 초선 만찬 관련 대통령 메시지 보도, 2026-03-16~17.
- 연합뉴스, 김민석 총리의 트럼프 면담 및 북미대화 관련 발언,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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