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여보세요부터 다 틀어라” 한마디에 뒤집힌 국조… 박상용 선서 거부 뒤 터진 ‘거악’은 누구?

이름 없는 ‘거악’과 잘린 녹취록… 진실보다 프레임이 먼저 달리는 한국 정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둘러싼 정치·사법 공방이 다시 불붙었다. 불씨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 서민석 변호사가 공개한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취록이었다. 야권은 이 녹취를 근거로 “검찰이 사건의 결론을 먼저 정해 놓고,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를 ‘주범’ 축으로 세우려 한 것 아니냐”고 몰아붙였다. 반면 박상용 검사는 정반대로 맞섰다. 자신은 형량 거래나 허위진술 유도를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서민석 변호사 측에서 먼저 “이재명이 주범이고 이화영은 종범 또는 방조범으로 정리하는 방식”을 제안했지만, 증거와 법리상 어렵다며 거절했다는 것이다. 지금 이 사안의 핵심은 어느 한쪽의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누가 먼저 사건의 프레임을 설계하려 했는가에 있다.

논란은 국회 국정조사장에서 더 커졌다. 박상용 검사는 4월 3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에 출석했지만, 증인 선서를 거부했다. 다른 증인들이 선서를 한 것과 달리 박 검사만 거부했고, 소명서를 남긴 채 퇴장했다. 그 뒤 회의장 밖에서 그는 “제가 거악을 수사했는데, 그 거악을 왜 이렇게 옹호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한마디는 즉시 정치적 폭발력을 얻었다. 왜냐하면 이 발언은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자신에게 쏟아진 회유·압박 의혹을 되받아쳐 국정조사 자체를 “거악 비호” 프레임으로 전환시키려는 시도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선서를 거부한 검사가 오히려 자신을 ‘거악과 맞선 수사자’로 위치시킨 장면은, 국정조사의 긴장도를 극단으로 끌어올렸다.



이제 쟁점은 더 단순해졌다. 하나는 서민석 변호사 측이 공개한 녹취가 회유와 압박의 증거인지, 아니면 박 검사 주장처럼 전체 맥락이 잘린 발췌본인지다. 실제로 여야와 언론 보도에서도 “추가 녹취 공개”, “전문 공개”, “전체를 틀어라”는 요구가 부딪히고 있다. 박 검사는 “맥락을 확인하려면 ‘여보세요’부터 ‘끊겠습니다’까지 전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반대편은 이미 공개된 부분만으로도 검찰이 사건을 짜맞추려 한 정황이 드러난다고 본다. 결국 이 싸움은 법정 밖의 수사 공방이 아니라, 녹취 전체 공개 여부가 판을 바꾸는 진실게임으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정치적으로 더 무서운 대목은 따로 있다. 박 검사의 “거악” 발언이 실명 대신 거대한 적을 소환하는 방식이었다는 점이다. 이름을 또렷이 부르지 않으면서도, 듣는 이들로 하여금 각자의 적을 떠올리게 만드는 프레임이다. 그래서 사용자께서 말한 해리포터식 연상, 곧 ‘이름을 말하지 못하는 존재’ 같은 이미지가 붙는다. 다만 실제 기사에서는 이 비유를 과도하게 앞세우기보다, **“거악이라는 추상어가 구체적 사실 검증을 밀어내고 있다”**는 비판으로 다루는 편이 더 강하다. 지금 국민이 궁금한 것은 문학적 은유가 아니라 단 하나다. 녹취록 전체를 틀었을 때, 그 안에 정말 사건 설계의 흔적이 있는가, 아니면 잘린 편집의 함정만 남는가. 그 질문 앞에서 국정조사도, 검찰도, 정치권도 더는 말로만 버티기 어려워졌다.

참고문헌

  • MBC, 「측근 언급 “그거랑 맞춰야”‥결국 이재명 죽이기?」, 2026.04.02.
  • MBC, 「”이재명 공범으로 가고”‥민주당, ‘박상용 녹취록’ 추가 공개」, 2026.04.04.
  • MBC, 「박상용-서민석 녹취록 정리‥朴 “그렇게 되면 조금 지나 이화영은 나갈 겁니다”」, 2026.04.05.
  • 오마이뉴스, 「서민석 ‘박상용 검사가 네 가지 제안… 압박 두 개, 회유 두 개’」, 2026-04-03 전후.
  • 오마이뉴스, 「선서 거부한 박상용, 소명서 7장 남기고 퇴장… ‘거악 왜 옹호’」, 2026-04-04 전후.
  • 연합뉴스, 「‘진술회유 의혹’ 박상용 검사, 국조 증인선서 거부…SNS 소명」, 2026-04-03.
  • 시사저널, 「‘대북송금 이재명 보고’ 이화영 진술… 박상용-서민석 대화 일부 짜깁기 녹취 파장」, 2026-04-03.
  • 시사저널, 「“제3자 뇌물 공범” “국정원 문건 전까지 무죄로 알았다” 박상용」, 2026.04.03.
  • 시사저널, 「박상용 검사, 증인선서 거부 “공소취소 안 한다 약속하라”」, 2026.04.03.
  • MBC, 「박상용 녹취 후폭풍‥”조작수사 사실로” vs “공천 뇌물”」, 2026.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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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세계로, 세계를 한국으로- Socko is a Korean editorial writer analyzing geopolitics, economics, and power structures with clarity, depth, and a touch of refined satire. From local politics to global shifts, Socko delivers commentary that informs, questions, and challenges. Socko는 국제정치·경제·권력 구조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한국의 에디토리얼 라이터로, 정교한 풍자와 분석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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