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땅에 주차장 깔고 상속세 0원? 이재명도 ‘기가 찬다’ 한 가업상속의 꼼수
가업상속공제는 원래 기술과 노하우, 일자리와 거래망을 다음 세대로 넘기라고 만든 제도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며 제도의 취지는 흐려지고, 부동산을 세금 없이 물려주는 우회로처럼 악용되는 장면이 드러났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국세청 보고를 받은 뒤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주차장이 무슨 가업이냐”, “세금 내는 사람이 바보네요”라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가 본 것은 단순한 절세가 아니라, 성실 납세자만 손해 보는 제도 왜곡이었다.
이날 드러난 핵심은 숫자였다. 가업상속공제는 10년 이상 경영한 중소·중견기업을 자녀 등이 승계할 때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재산에서 공제해주는 제도인데, 현장에서는 수도권 대형 베이커리 카페 25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11곳에서 남용 소지가 확인됐다. 완제품 빵을 외부에서 들여와 팔거나, 사실상 사적 공간에 가까운 부동산을 사업장처럼 끼워 넣는 방식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제도의 명분은 가업 보호였지만, 현실에서는 땅과 건물을 유리하게 넘기는 장치가 되어버린 셈이다.
가장 상징적인 대목은 ‘주차장’이었다. 회의에서는 500억원대 부동산에 주차장을 만들어 10년가량 운영하면 세금 부담 없이 물려줄 수 있는 허점이 언급됐고, 이 대통령은 “조금 있으면 삼성전자도 가업이라고 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이 말의 핵심은 단순한 분노가 아니다. 정말 숙련과 기술, 고용과 산업 생태계가 축적된 업종을 보호하자는 취지와, 넓은 땅 위에 형식상 업종만 올려놓고 상속세를 줄이는 편법 사이에는 너무 큰 간극이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곧바로 방향을 잡았다. 실제 빵을 굽지 않는 베이커리 카페, 주차장업, 부동산 임대 성격이 강한 업종 등은 가업상속공제 대상에서 빼고, 가업과 무관한 토지의 공제 범위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별한 노하우가 있어야 가업”이라는 기준을 다시 세우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세금을 더 걷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가 봐도 납득 가능한 수준으로 제도를 되돌리겠다는 문제다. 가업은 산업과 기술의 연속성을 위한 장치여야지, 부동산 부자들의 상속 터널이 되어선 안 된다.
References
- 연합뉴스, 「李대통령 “주차장이 무슨 가업? 기가 차…대상 확실히 줄이라”」, 2026.4.6.
- 조선일보, 「李 ‘주차장이 가업? 기가 찬다’… 가업상속공제대상 확 줄인다」, 2026.4.6.
- 조선일보, 「빵 안 굽는 베이커리 카페… 가업 상속공제 안 해준다」, 2026.4.6.
- 주간경향, 「이 대통령 ‘주차장이 무슨 가업?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와…대상 확실히 줄이라’」, 2026.4.6.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