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계 판짜기] 유재석을 뺀 백상, 결국 백상이 더 흔들렸다… ‘국민 MC 패싱’이 터뜨린 시상식 권위의 균열
후보에 못 올릴 수는 있다. 그러나 왜 빠졌는지 납득시키지 못하면, 논란은 유재석 개인이 아니라 시상식의 공정성으로 번진다.
제62회 백상예술대상 후보 발표 이후 연예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름은 아이러니하게도 후보 명단에 없는 이름이었다. 유재석이다. 백상 사무국이 4월 13일 후보를 공개한 뒤, 남자 예능상 후보에는 곽범, 기안84, 김원훈, 이서진, 추성훈이 올랐지만 유재석은 포함되지 않았다. 문제는 단순한 탈락이 아니었다. 팬들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후보 선정 기준과 과정 공개를 요구했다. 이 반응이 커진 이유는, 유재석이 최근 1년간 TV와 웹을 오가며 여전히 강한 화제성과 대중성을 보여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개 보도들을 보면 팬들의 문제 제기는 “유재석에게 왜 상을 안 주느냐”가 아니다. 더 정확히는 “플랫폼 경계가 넓어졌다고 해 놓고, 왜 높은 성과와 화제성을 보인 유재석 관련 콘텐츠가 주요 후보군에서 모두 빠졌는지 설명해 달라”는 요구다. 이는 단순 팬심이 아니라, 시상식 운영 원칙에 대한 질문에 가깝다. 특히 지난해에는 유재석이 웹 예능으로 후보군에 포함됐던 전례가 있다는 점에서, 올해의 전면 제외는 더 큰 의문을 낳았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이 하나 더 있다. 이번 논란은 일부 유튜브나 정치 성향 논평 채널이 말하듯 “JTBC에 안 나왔으니 빠진 것”으로 정리될 수 없다. 백상 공식 기준상 방송 부문은 JTBC 프로그램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지상파·종편·케이블·OTT·웹 콘텐츠까지 폭넓게 포함한다. 따라서 “JTBC 출연 실적 0”이 공식 탈락 사유라는 식의 주장은 확인되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논란을 키운 것은, 그렇게 문을 넓혀놓고도 어떤 비교 원칙으로 후보를 골랐는지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번 파장은 유재석 개인의 아쉬움에서 끝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유재석이 왜 없느냐”를 묻는 동시에, 더 크게는 “이 시상식은 지금 무엇을 평가하고 있느냐”를 묻기 시작했다. 시청률인가, 화제성인가, 포맷 실험성인가, 새 얼굴 발굴인가, 플랫폼 확장성인가. 아주경제는 이번 후보군이 전통적 톱스타 무게보다 캐릭터성, 포맷 선명함, 플랫폼 확장성, 새 얼굴의 약진 쪽에 무게를 둔 결과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 해석은 일리가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백상이 해야 할 일은 간단하다.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를 설명하는 것이다.
이 설명이 빠지면 무슨 일이 생기나. 시상식은 더 이상 권위를 누리지 못하고, 매번 비슷한 음모론과 패싱 논란에 휘말리게 된다. “상을 안 줄 자유”는 분명히 있다. 하지만 후보조차 왜 빠졌는지 설득하지 못하는 순간, 그 자유는 곧바로 불투명성과 불신으로 번진다. 지금 터진 후폭풍은 바로 그것이다. 유재석이 빠졌기 때문에 백상이 욕을 먹는 것이 아니라, 유재석이 빠져도 대중을 납득시킬 언어를 백상이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백상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한 사람의 수상 여부를 넘어선다. 유재석은 한국 예능의 상징 같은 인물이고, 그런 인물이 후보군에서 사라졌을 때 대중은 자연스럽게 기준을 묻는다. 그 질문에 답하지 못하면, 사람들은 시상식을 축제로 보지 않는다. 내부 논리, 업계 카르텔, 나눠먹기, 혹은 보여주기식 세대교체로 의심한다. 백상이 진짜 위기를 맞은 지점도 여기다. 유재석을 뺐느냐가 아니라, 왜 뺐는지 끝내 말하지 못하는 시상식의 침묵 말이다.
참고문헌(References)
- 백상예술대상 공식 홈페이지, 제62회 방송 부문 심사 대상 안내.
- 뉴시스, 유재석 팬들, 성명문 발표…”백상은 후보 제외 사유 설명해야”, 2026-04-14.
- TV리포트/다음, 유재석 백상 후보 제외에 팬들 뿔났다… 심사 기준 공개하라, 2026-04-14.
- 아시아투데이, 백상예술대상 예능 후보 후폭풍… 유재석 제외에 “납득할 수 없다”, 2026-04-15.
- 아주경제, “유재석 패싱 논란”… 뽑지 않을 자유와 설명할 책임 사이, 2026-04-15.
- 뉴스엔, 14년 연속 예능인 1위 유재석, 백상예술대상 후보 ‘제외’ 논란, 202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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