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가혁’이라는 말은 ‘뉴이재명’과 ‘손가혁’을 결합한 시사적 조어다. 아직 정치권 전체가 공유하는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이 두 이름을 겹쳐 보면 한국 정치의 한 가지 불편한 장면이 드러난다. 과거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 기반이었던 손가락혁명군, 이른바 손가혁이 온라인 정치 참여와 강한 결집력으로 주목받았다면,…
오늘의 뉴이재명은 이 대통령을 새롭게 지지하는 집단을 가리키며 민주당의 기존 지지층과 긴장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두 집단을 하나의 조직이나 동일한 정치 세력으로 단정할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름의 계승 여부가 아니라 정치 팬덤이 작동하는 방식이다. 지지자의 열정은 민주주의의 자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정당성을 독점하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 배신자라는 낙인을 찍기 시작하면 팬덤은 시민 참여의 통로에서 진영의 경계선을 지키는 문지기로 변한다. 뉴이재명 현상의 핵심은 단순히 새로운 지지층이 등장했다는 데 있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정당 자체에 대해서는 거리감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대통령 개인의 국정 운영을 지지하는 것과 당의 지도부·조직·정책을 지지하는 것이 분리되는 현상이다. 이 변화는 정치적으로 가볍지 않다. 전통적인 정당정치에서는 정당의 강령과 조직, 후보와 정책이 지지자를 묶는 중심축이었다. 그러나 인물 중심의 정치가 강해지면,…
정당은 정치적 목적이 아니라 특정 인물을 위한 수단으로 취급될 수 있다. 대통령의 판단과 당의 결정이 다를 때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 대통령을 비판하는 당내 인사는 곧 반대편인가. 당의 노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지지할 자격이 없는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토론과 설득이 아니라 충성도 검사로 바뀌면 정당은 정책을 경쟁하는 조직이 아니라,…
정치적 순혈성을 심사하는 집단이 된다. 뉴이재명이라는 이름이 정치적 확장의 상징이 될지, 내부 분열의 도화선이 될지는 이 지점에서 갈릴 것이다. 손가혁의 역사도 이 문제를 비추는 거울이다. 온라인을 통해 지지자를 모으고, 정치인의 메시지를 확산시키며, 여론 형성에 참여하는 일 자체는 잘못이 아니다. 기존 정당이 외면한 시민에게 정치 참여의 기회를 열어 줄 수도 있다.
문제는 결집의 힘이 반대자를 공격하는 힘으로 전환될 때다. 과거 손가혁을 둘러싸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 세력에 대한 공격적 활동이 논란이 됐다는 보도가 있었고, 오늘의 뉴이재명 논쟁에서도 기존 진보 진영 인사들을 반명으로 규정하는 행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역시 2026년 2월 뉴이재명이라는 이름을 이용해,…
기존 인사들을 배척하는 움직임을 비판하며 과거 손가혁 초기의 징후를 거론했다. 물론 일부 지지자의 행동을 전체 지지층의 본질로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역사에서 되풀이되는 것은 집단의 이름이 아니라 작동 원리일 수 있다. 정치인을 지키겠다는 열정이 어느 순간 정치인에게 충성하지 않는 사람을 공격하는 권리로 변한다면, 지지자는 정치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정치적 배제의 도구가 된다.
이제 시선을 민주진영 밖으로 돌려 보자. 한국 정치에서 민주진영의 상대를 ‘극우’로 규정하고, 보수진영의 상대를 ‘극좌’로 규정하는 프레임은 서로를 설명하는 언어인 동시에 상대를 대화의 바깥으로 밀어내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극단주의를 비판하는 것 자체가 잘못은 아니다. 민주주의를 부정하거나 폭력을 정당화하고,,…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행태에는 분명한 비판과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정책에 대한 이견, 지도부에 대한 비판, 정치인의 도덕성에 대한 문제 제기까지 극좌나 극우라는 딱지로 처리한다면 그것은 분석이 아니라 논쟁의 봉쇄다. 상대의 주장을 반박하는 대신 상대의 정체성을 규정하고, 그 정체성을 이유로 발언의 자격을 박탈하는 것이다.
더구나 같은 행동도 자기 진영이 하면 개혁이고 상대 진영이 하면 극단주의라고 부른다면 그 프레임은 이미 기준을 잃었다. 민주주의의 건강성은 극단주의를 얼마나 강하게 비난하느냐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극단주의가 아닌 정당한 반대와 비판을 얼마나 넓게 허용하느냐에서도 드러난다. 상대를 극좌와 극우로 부르는 순간 자신의 정치적 위치가 자동으로 합리적 중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프레임이 강력한 이유는 정치적 동원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지지층에게 복잡한 정책을 설명하는 것보다 적을 지정하는 편이 쉽고, 정책의 성과를 평가받는 것보다 내부의 배신자를 색출하는 편이 빠르다. 지지자는 자신이 무엇을 지지하는지보다 누구를 미워해야 하는지를 먼저 배우게 된다. 온라인에서는 이 과정이 더욱 빨라진다.
짧은 문장과 자극적인 영상, 반복되는 공격과 추천이 상대 진영의 가장 과격한 발언을 전체의 얼굴처럼 보이게 만들 수 있다. 정치적 동질감은 강화되지만 현실에 대한 이해는 오히려 좁아진다. 뉴가혁이라는 조어가 의미를 갖는다면 바로 이 현상을 포착할 때다. 과거의 강성 팬덤과 새로운 지지층이 동일하다는 주장이 아니라,…
인물 중심의 정치와 온라인 결집이 어떻게 내부 비판을 배척하고 외부의 상대를 악마화하는지 묻는 분석어로 사용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뉴가혁 자체가 또 하나의 낙인이 된다. 상대를 극좌나 극우로 규정하는 방식을 비판하면서 새 이름으로 상대를 묶어 공격한다면, 비판의 형식만 달라졌을 뿐 같은 정치를 반복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답은 모든 강성 지지자와 거리를 두거나 그들의 열정을 무조건 활용하는 양극단 사이에 있지 않다.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는 존중하되, 그 지지를 당내 반대파를 축출하거나 비판적 언론과 시민에게 압박을 가하는 면허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
지지층의 규모가 크다는 사실은 정치적 정당성의 전부가 아니며, 온라인에서 목소리가 크다는 사실도 국민 전체의 뜻을 대표한다는 증거가 아니다.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으로 활동하는 지지자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모든 개인의 행위를 책임질 수는 없지만, 지지의 이름으로 벌어지는 협박과 조직적 괴롭힘, 사실 왜곡을 정당화하지 않을 책임은 있다.
민주당 역시 뉴이재명을 무조건 환영하거나 기존 지지층을 낡은 세력으로 밀어낼 것이 아니라, 새 지지층과 기존 지지층이 정책과 노선을 놓고 경쟁할 수 있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 보수진영도 마찬가지다. 상대의 강성 지지자를 비판하면서 자신의 진영에서 벌어지는 동일한 행태를 묵인한다면 극우 프레임은 상대를 겨누는 도구일 뿐 민주주의의 원칙이 될 수 없다.
정치의 수준은 지지자의 충성도가 아니라 지도자가 그 충성심을 어디까지 허용하고 어떤 원칙으로 통제하느냐에서 드러난다. 결국 뉴가혁이라는 말이 던지는 질문은 손가혁이 부활했느냐, 뉴이재명이 극단화했느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더 근본적인 질문은 한국 정치가 왜 끊임없이 새로운 이름을 만들어 과거의 적대와 분열을 반복하느냐는 것이다.
민주진영의 극좌와 보수진영의 극우라는 프레임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상대를 비판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일부지만, 상대를 공동체에서 추방해야 할 존재로 만드는 것은 민주주의의 다른 얼굴이 아니다. 정치인이 지지층의 힘을 빌려 권력을 얻고, 그 지지층이 다시 정치인의 이름을 빌려 내부의 반대자를 공격한다면 권력과 팬덤은 서로를 강화하는 폐쇄회로를 만든다.
그 안에서는 정책 실패도, 지도자의 판단 착오도, 잘못된 정보도 제대로 교정되기 어렵다. 필요한 것은 더 강한 팬덤이 아니라 더 강한 원칙이다. 지지할 자유와 비판할 자유, 결집할 권리와 이견을 말할 권리가 함께 보장돼야 한다. 정치의 적은 언제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기편의 잘못을 말할 수 없게 만드는 순간, 민주주의는 진영의 이름을 빌린 팬덤의 포로가 된다.
참고문헌
- 「[이기수 칼럼] 뉴이재명, 2026 정치를 바꾸다」, 경향신문, 2026.02.23.
- 「조국 ‘손가혁·뮨파’ 소환에…원조친명 김영진 “상호 혐오 부적절”」, 프레시안, 2026.02.20.
- 「‘뉴 이재명’ ‘올드 이재명’ 지지층 분열에…李, 연일 통합 메시지」, 동아일보, 2026.02.25.
- 「[시사쇼] ‘이재명 신세력’ ‘뉴이재명’은 누구인가」, 아시아경제, 2026.02.27.
Socko/Ghost













![[오세훈의 반격] 5·18은 방패인가, 칼인가…정원오 논란이 흔드는 서울시장 선거 지형 [오세훈의 반격] 5·18은 방패인가, 칼인가…정원오 논란이 흔드는 서울시장 선거 지형](https://newsvow.com/wp-content/uploads/2026/05/크기변환ghost9-390x220.png)

![[사법 기류] 법원은 왜 침묵하나… 공소취소 정국 앞의 ‘조용한 저항’ [사법 기류] 법원은 왜 침묵하나… 공소취소 정국 앞의 ‘조용한 저항’](https://newsvow.com/wp-content/uploads/2026/05/크기변환ghostimages6-390x220.png)

![[CIA 논란] 홍장원 “오해 풀었다”지만, 특검의 칼끝은 왜 국정원 심장부로 향했나 [CIA 논란] 홍장원 “오해 풀었다”지만, 특검의 칼끝은 왜 국정원 심장부로 향했나](https://newsvow.com/wp-content/uploads/2026/05/크기변환ghost4-390x220.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