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韓, 괴벨스…싹수가 노랗다”…김민석 특보로 한동훈 전문 킬러 등장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회의원이 된 뒤 가장 열심히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의정활동이라고 답하기가 조금 머쓱할지도 모르겠다. 적어도 정봉주 민주당 특보의 눈에는 그렇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쏟아지는 SNS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겨냥한 각종 의혹 제기. 여기에 정봉주 특보가 등장해 한동훈의 정치 행태를 정면으로 물고 늘어졌다.
그런데 이번 장면은 단순한 개인 간 설전으로만 보기 어렵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한동훈을 겨냥한 검찰 내부자료 유출 의혹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직후, 정봉주가 방송에 나와 사실상 ‘한동훈 전문 킬러’ 역할을 자처했기 때문이다. 정치판에도 전담 마크맨이 생기는 모양이다. 한동훈이 SNS로 전선을 넓히면 정봉주가 방송으로 쫓아가는 형국이다.
정봉주 특보의 공격은 처음부터 수위가 높았다. 그는 한동훈의 김승원 후보자 공격 방식을 과거 나치 독일의 선전 책임자 괴벨스에 빗대며, 전체 맥락 가운데 자신에게 유리한 일부만 떼어내 부각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당초 제기됐던 뇌물·불법 로비 의혹에서 논점이 이른바 ‘오빠’ 표현이나 과거 사진, 과거 직업 문제 등으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실제 사건의 법적 결론과 정치적 공방을 분리해서 보는 일이다.
유튜브 민주당tv 15일 방송에서 정봉주가 제기한 핵심 문제는 ‘무엇이 사실인가’와 별개로, 수년간 진행된 수사와 의혹 제기가 후보자의 정치적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것이다. 의혹이 제기되는 순간 정치인은 재판을 받지 않아도 여론의 법정에 서게 된다. 문제는 그 법정에는 무죄 선고도, 손해배상 판결도, 명예회복 절차도 너무 늦게 도착한다는 데 있다.
더 뜨거운 대목은 검찰 수사자료 유출 의혹이다. 정봉주 측은 수사기관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자료가 외부로 흘러나와 정치적 공격에 활용됐다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고, 방송에 함께 출연한 법률 전문가는 피의사실공표 및 공무상 비밀누설 가능성을 거론했다. 특히 정봉주는 과거 수사 과정에서 법무부 장관이었던 한동훈이 수사를 감독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점을 들어 피의사실공표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다.
물론 이것 역시 현재 단계에서는 정치권과 방송에서 제기된 의혹과 법률적 해석을 구분해야 한다. 실제 자료가 어디에서 유출됐는지, 누가 제공했는지, 어떤 경위로 취득됐는지는 별도의 수사와 증거 판단이 필요한 사안이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 더욱 흥미로운 문제가 남는다. 한동훈이 남을 공격하기 위해 꺼내든 자료가 오히려 ‘그 자료는 어디서 왔느냐’는 역공의 증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민석 대표의 역할도 이 지점에서 눈에 들어온다. 김 대표는 한동훈을 검찰 내부자료 불법 유출 사건의 주요 관련자 또는 피해자라는 식으로 강하게 규정하면서, 자료를 직접 확보했는지, 확보를 지시했는지, 제공받았는지 등을 문제 삼았다. 이것이 사실관계의 최종 결론이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동안 한동훈이 김승원 후보자를 상대로 의혹을 제기하며 공격자의 위치에 섰다면, 민주당은 이제 한동훈에게 자료의 출처와 취득 경위를 설명하라고 요구하는 방식으로 전선을 뒤집겠다는 것이다. 한동훈이 ‘폭로의 정치’를 선택했다면 민주당은 ‘폭로의 출처’를 묻겠다는 셈이다. 정치에서는 가끔 칼보다 칼집을 묻는 사람이 더 곤란하게 만든다.
정봉주의 방송 발언에서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한동훈의 정치적 스타일 자체를 겨냥했다는 점이다. 정론관 대신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기자들을 상대로 메시지를 내고, SNS를 대량으로 활용하며, 언론 노출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그는 ‘질서를 깨는 정치’라고 비판했다. 더 나아가 과거 법무부 장관과 대통령실 핵심 참모를 거친 정치인이라면 이제는 자극적인 공격보다 정치의 목적과 자신의 역할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물론 이것 역시 정봉주의 정치적 평가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한동훈에게 가장 불편한 공격은 이런 것이다. 정책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당신은 지금 정치하고 있는가, 아니면 계속 방송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SNS의 숫자가 많다고 정치의 무게가 커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메시지는 때로 정치인의 불안감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한동훈을 둘러싼 민주당의 공세가 반드시 득점만 하는 것은 아니다. 한동훈이 김승원 후보자에 대해 제기하는 문제 가운데 국민 정서상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그것 역시 정치적으로 외면할 수 없다. 방송에 출연한 법률가는 김승원 후보자에게도 국민적 거부감을 불러올 수 있는 부분은 먼저 사과하고 설명한 뒤, 사실관계가 다른 부분은 당당하게 바로잡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것이 오히려 청문회의 정상적인 방식에 가깝다. 후보자에게 문제가 있으면 검증하면 되고, 의혹이 사실이 아니면 반박하면 된다. 문제는 검증이 인격적 공격으로 변하고, 반대로 방어가 무조건적인 감싸기로 변하는 순간이다. 한동훈의 공격도 그 선을 넘는지 따져야 하고, 민주당의 역공 역시 그 선을 넘지 않는지 따져야 한다. 정치가 진흙탕이 되는 순간 진흙을 먼저 뿌린 사람과 나중에 던진 사람이 모두 같은 색깔을 뒤집어쓴다.
그래서 정봉주의 이번 등장은 단순히 ‘한동훈을 싫어하는 정치인의 한마디’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김민석 대표가 한동훈의 공격에 직접 맞서고, 정봉주 특보가 방송에서 그를 집중적으로 겨냥하면서 민주당의 한동훈 대응 전선이 점점 조직화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정봉주에게는 특유의 직설적인 공격성이 있고, 김민석에게는 당대표로서의 정치적 메시지가 있다. 둘이 결합하면 한동훈에게는 꽤 성가신 상대가 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아이러니가 있다. 한동훈을 잡기 위해 ‘한동훈 전문 킬러’를 세우는 순간, 민주당 역시 한동훈이라는 정치인을 자기 정치의 중요한 기준점으로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동훈이 하루 수십 개의 SNS로 존재감을 키운다면, 정봉주는 그 SNS 하나하나를 정치적 먹잇감으로 삼아 존재감을 키운다. 결국 둘이 서로를 때릴수록 서로의 방송 분량만 늘어나는 기묘한 공생이 시작될 수도 있다. 김민석 대표가 정말 한동훈을 정치적으로 제압하고 싶다면, 정봉주를 앞세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한동훈보다 더 강한 말이 아니라 한동훈보다 더 설득력 있는 정치적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한동훈 킬러’라는 이름표는 정봉주에게 붙고, 한동훈은 오히려 민주당이 가장 열심히 상대해주는 야권 정치인으로 살아남는 역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참고문헌 / 참고자료
- 오마이뉴스, 「김민석 “막말동훈, 시효 짧아” vs. 한동훈 “멘탈 깨졌나?”」, 2026.09.15. — 김민석 대표와 한동훈 의원의 직접적인 설전, 김 대표의 자료유출 관련 문제 제기와 법적 대응 예고를 다룸.
- MBC 뉴스, 「수사자료 유출했나‥민주, 한동훈 제명 추진」, 2026.09. — 민주당의 한동훈 의원 대상 수사자료 유출 의혹 제기와 정치권 대응을 다룸.
- 연합뉴스TV, 「“한동훈 유출 추적해야” “독재 시대”…대정부질문 고성 공방」, 2026.09. — 김승원 후보자 관련 의혹과 한동훈 의원의 자료 공개를 둘러싼 정치권 충돌을 보도.
- DGB대구MBC, 「법무장관 대행 “한동훈이 폭로한 김승원 검찰 보고서…”」, 2026.09. —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자료가 검찰 내부에서 유출됐을 경우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정부 측 설명을 다룸.
- 폴리뉴스, 「[대정부질문] ‘한동훈-김승원 수사 자료유출’ 정면충돌…」, 2026.09. —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김승원 후보자 의혹과 수사자료 유출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충돌한 내용을 다룸.
- 뉴스웍스, 「”검찰 유출 증거조작” vs “근거없는 거짓말”…김민석·한동훈 정면충돌」, 2026.09. — 녹취와 수사자료의 출처를 둘러싼 김민석·한동훈 양측의 공방 및 법적 대응 예고를 다룸.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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