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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아비브서 터진 반전 함성… ‘미·이스라엘의 對이란 전쟁’에 맞선 시민들, 왜 끌려가야 하나

전쟁은 늘 정부가 시작하고, 시민이 대가를 치른다. 텔아비브 하비마 광장에서 2026년 3월 28일 열린 반전 시위는 바로 그 오래된 진실을 다시 꺼내 들었다. 시민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끌고 가는 대이란 전쟁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왔고, 이스라엘 경찰은 그들을 해산시키고 최소 18명을 체포했다. 보도에 따르면 텔아비브에서 13명, 하이파에서 5명이 붙잡혔고, 예루살렘과 브엘세바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대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전쟁을 누가 원했고, 그 전쟁의 이름으로 왜 다시 시민의 입부터 틀어막느냐는 것이다. 

이번 장면이 특히 의미심장한 이유는, 이것이 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내부에서 분출한 가장 큰 반전 시위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이날 텔아비브 시위를 2월 28일 전쟁 개시 이후 최대 규모로 보인다고 전했다. 즉, 이번 시위는 몇몇 활동가의 주변적 행동이 아니라, 전시 체제 아래서도 더는 침묵하지 않겠다는 사회 내부의 균열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온 사건에 가깝다. 수천 명이 모인 광장에서 국가가 먼저 보여준 것은 설득이 아니라 공권력이었다. 전쟁이 격화될수록 권력은 늘 같은 방식으로 반응한다. 외부의 적을 말하며 내부의 질문을 적대시하는 것이다. 

이스라엘 경찰은 시위가 질서를 어지럽혔고 해산 명령에 불응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설명은 늘 국가가 가장 손쉽게 꺼내는 언어다. 공공질서, 비인가 집회, 불응, 소요. 문제는 그 말들이 너무 자주 전쟁 비판을 범죄화하는 포장지로 쓰인다는 데 있다. AFP 영상과 외신 보도는 경찰이 시위대를 끌어내고 현장에서 강경하게 대응하는 장면을 전했다. 예루살렘과 하이파, 텔아비브에서 반전 구호를 외친 이들이 ‘질서 문란’으로 처리되는 순간, 국가는 스스로 고백하는 셈이다. 지금 가장 두려운 것은 이란의 미사일만이 아니라 자국 시민의 입이라는 사실을. 민주주의 국가는 전시에 더 강한 토론을 견뎌야지, 전시를 이유로 더 손쉬운 침묵 강요를 택해서는 안 된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이 전쟁이 이미 단순한 안보 대응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데 있다. 시민들이 거리에서 “전쟁을 멈추라”고 외친 것은 감상적 평화론 때문이 아니다. 이 전쟁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 이란의 보복, 그리고 레바논·예멘 등 주변 축선의 개입 가능성이 연쇄적으로 얽히며 지역 전체를 장기 소모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가디언은 전쟁이 이미 두 번째 달로 접어들었고, 후티와 헤즈볼라까지 긴장 고조의 일부로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반전 시위는 비겁함이 아니라 현실 인식이다. 전쟁을 더 오래 밀어붙이는 쪽이 강경한 것이 아니라, 그 전쟁의 정치적 비용과 인명 피해, 국제적 파장을 묻는 쪽이 오히려 더 냉정한 것이다. 총성이 커질수록 질문이 줄어들어야 한다는 논리는 애국이 아니라 권력의 편의다. 

이스라엘 사회 내부의 균열도 심상치 않다. 외신은 이번 시위에 Standing Together, Peace Now, Women Wage Peace 같은 좌파·평화 성향 단체와 전직 의원들까지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것은 단순한 ‘거리 활동가 이벤트’가 아니라, 전쟁 지속에 대한 사회적 의심이 제도권 주변부까지 번지고 있다는 신호다. 권력은 이런 장면을 좌파 소란쯤으로 축소하고 싶겠지만, 실제로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국가가 요구하는 단결의 비용을 더 많은 시민이 감당할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미사일 공습 아래서도 시위가 터졌다는 사실은 오히려 반대 여론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안전한 시절의 평화주의는 취향일 수 있지만, 전시의 반전 구호는 정치적 결단이다. 

그래서 텔아비브에서 끌려간 18명은 숫자 이상의 상징이 된다. 그들은 단순히 시위 참가자가 아니라, 전쟁을 수행하는 국가가 어떤 목소리를 먼저 지우려 하는지 보여주는 리트머스지다. 밖으로는 이란과 싸우고, 안으로는 반전 시민을 밀어내는 권력은 결국 두 개의 전선을 동시에 운영한다. 하나는 군사 전선이고, 다른 하나는 기억과 언어의 전선이다. ‘안보’를 외치는 권력이 시민적 반대를 질서 위반으로만 처리하는 순간, 그 국가는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민주주의에서는 지고 있는 셈이다. 텔아비브의 함성은 아직 전쟁을 멈추지 못했다. 그러나 그 함성은 이미 더 중요한 사실을 드러냈다. 전쟁은 국경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이 말할 권리를 지키는 광장에서도 벌어진다는 점이다. 지금 끌려간 것은 몇몇 시위대가 아니라, 전쟁을 의심할 자유 그 자체일지 모른다. 

참고문헌

  • The Jerusalem Post, Police break up anti-war protests, arrest 18 across Israel, 2026년 3월 29일.  
  • Anadolu Agency, Israel arrests 18 during protests against war on Iran, 2026년 3월 29일.  
  • Times of Israel liveblog, At least 18 arrested during protests against Iran war in major Israeli cities, 2026년 3월 29일.  
  • Reuters Connect photo caption, Anti-war protest, calling for an end to the U.S.-Israel conflict with Iran, at Habima Square, in Tel Aviv, 2026년 3월 28일.  
  • The Guardian live coverage, Police in Tel Aviv have dispersed a large number of people who gathered earlier to protest against the US-Israeli war on Iran, 2026년 3월 28일.  
  • Asharq Al-Awsat / AFP-reported summary, Hundreds of Israelis Protest against War, Clash with Police, 2026년 3월 29일.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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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세계로, 세계를 한국으로- Socko is a Korean editorial writer analyzing geopolitics, economics, and power structures with clarity, depth, and a touch of refined satire. From local politics to global shifts, Socko delivers commentary that informs, questions, and challenges. Socko는 국제정치·경제·권력 구조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한국의 에디토리얼 라이터로, 정교한 풍자와 분석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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