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쿠팡, 트럼프, 그리고 ‘보이지 않는 손’ — 민관 갈등 위에 얹힌 음모론
[논평]
쿠팡 사태는 메인 요리가 아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후식이 메인을 압도했다. 개인정보 유출, 자체 조사, 정부의 불신, 그리고 느닷없이 등장한 ‘트럼프 참전설’. 이쯤 되면 요리가 아니라 소스 이야기다.
팩트는 단순하다. 쿠팡은 제한적 유출과 외부 전송 부인을 주장했고, 정부는 조사 중 사안에 대한 일방적 발표를 문제 삼았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민관 갈등이다. 그러나 이 틈에 “중국 이커머스 지원설”, “미국 압박”, “트럼프 개입”이라는 양념이 마구 뿌려졌다.
쿠팡은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고, 정부는 이를 신뢰하지 않았다. 곧바로 “중국 이커머스 지원설”, “트럼프 개입설”이 덧붙여졌다. 확인되지 않은 연결선이 여론을 장악하는 순간, 사실은 뒷전이 된다.
트럼프는 여기서 등장인물이지 해결사가 아니다. 확인된 발언도, 공식 개입도 없다. 그럼에도 이름이 반복 호출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그는 언제나 정치 서사의 만능 소스이기 때문이다. 뿌리면 강해 보이고, 설명이 쉬워진다.
결국 쿠팡 사태는 보안 사고도, 외교 문제도 아닌 신뢰 붕괴의 디저트로 남았다. 기업은 판결을 앞질렀고, 정부는 신뢰를 회수하지 못했으며, 그 사이 음모론이 접시를 채웠다. 달콤하지만 영양가는 없다.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