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이른바 ‘주변 인물 사망’ 논란이 다시 해외발 주장과 유튜브 해설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캐나다 보수 성향 칼럼니스트 윌리엄 바클레이가 SNS에 이재명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망자 20명의 명단을 올렸다는 주장이 퍼지면서다. 국내 일부 유튜브 채널은 이를 근거로 “국내 언론보다 해외 인사가 더 정확히 정리했다”는 취지의 해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사안은 숫자보다 분류가 먼저다. 실제로 이재명 관련 의혹 수사 과정에서 여러 인물이 사망한 것은 사실이다. 2023년 3월 연합뉴스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 전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되자,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장,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변호사비 대납 의혹 제보자 이모 씨, 김혜경 씨 법인카드 의혹 관련 참고인 등을 포함해 “주변 인물 사망 사례가 5건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후 2024년에는 김만배 씨와 돈거래 의혹을 받던 전직 언론사 간부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보수 진영과 일부 매체는 이를 ‘6번째 사망’으로 연결했다. 여기까지는 공개 보도와 정치권 공방을 통해 확인 가능한 영역이다. 문제는 이를 20명으로 확장하는 순간부터다. 가족, 과거 지인, 지방 공무원, 수사 참고인, 언론인, 사건 주변부 인물까지 모두 같은 선상에 놓으면 독자에게는 거대한 의혹처럼 보이지만, 법적·사실적 인과관계는 흐려진다.
더구나 확인된 기존 보도에서도 중요한 단서가 빠져서는 안 된다. 연합뉴스는 2023년 보도에서 “지금까지 발생한 5건 중 타살 혐의점이 발견된 사례는 없다”고 명시했다. 이는 정치적 책임론과 형사적 책임론을 구분해야 한다는 뜻이다. 누군가의 죽음이 수사, 압박, 정치적 환경과 무관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반대로 특정 정치인이 죽음의 원인이라는 식으로 몰고 가는 것도 현재 공개된 증거만으로는 과도하다.
윌리엄 바클레이의 글 역시 맥락을 따져야 한다. 그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영문 칼럼을 발표한 인물이며, 해당 글은 보도 기사라기보다 의견 칼럼으로 분류된다. 외국 칼럼니스트가 한국 정치 상황을 비판했다는 사실 자체는 뉴스 가치가 있지만, 그것이 곧 명단 전체의 객관적 검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논란의 핵심은 “20명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진짜 쟁점은 이재명 관련 수사와 의혹의 주변부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죽음이 한국 정치에 남긴 불신이다. 검찰 수사가 과도했는지, 의혹의 몸통이 제대로 규명됐는지, 정치권이 죽음을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고 있는지, 이 세 질문이 함께 놓여야 한다.
분명한 것은 하나다. 확인된 사망 사례만으로도 이 사건군은 한국 정치사에서 매우 무거운 장면이다. 그러나 확인되지 않은 20명 명단을 그대로 받아쓰는 순간, 기사는 의혹 제기가 아니라 음모론 확산으로 읽힐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더 센 숫자가 아니라, 이름 하나하나의 관계·사망 경위·수사 관련성·공식 판단을 분리하는 냉정한 검증이다.
참고문헌
- 연합뉴스, “최측근 비서실장까지…이재명 주변 인물 벌써 5명째 사망”, 2023.03.10.
- Western Standard, William Barclay, “President Lee — Asia’s newest dictator”, 2026.04.01.
- 뉴데일리, “이재명 의혹 관련 6번째 사망…與 ‘범죄소설의 한 장면’”, 2024.07.01.
- 민주언론시민연합, “제멋대로 끼워맞춘 ‘이재명 측근 사망’ 보도…”, 2023.03.15.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