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다혜 ‘유기견 돕자’ 달력에 문재인 삽화…풍산개 반환 뒤 터진 냉혹한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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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삽화 달력이 정치권의 또 다른 논란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기획한 것으로 알려진 2023년 탁상달력 ‘당신과 함께라면’ 프로젝트는 유기견 지원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달력에는 문 전 대통령이 반려동물 마루, 토리, 다운, 찡찡이 등과 함께 있는 모습의 삽화가 담겼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공개된 시점은 문 전 대통령이 기르던 풍산개 곰이와 송강을 정부에 반환한 논란 직후였다. 그래서 단순한 기부 달력은 곧바로 정치적 역풍의 소재가 됐다.
논란의 출발점은 풍산개 반환이었다. 곰이와 송강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선물한 풍산개였다. 문 전 대통령은 퇴임 뒤에도 이 풍산개들을 양산 사저에서 길러왔지만, 대통령기록물 관리와 사육 비용 문제 등이 맞물리며 결국 정부에 반환했다. 이후 곰이와 송강은 경북대 동물병원을 거쳐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광주시는 대통령기록관으로부터 두 풍산개를 분양이 아니라 대여 형식으로 넘겨받았다고 밝혔다.
문제는 풍산개 반환을 둘러싼 여론이 이미 거칠게 흔들린 뒤 달력 프로젝트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문 전 대통령 측에서는 풍산개가 대통령기록물에 해당하고, 법적·제도적 관리 책임 문제가 있었다는 설명이 가능했다. 그러나 대중 정치의 감정선은 그렇게만 움직이지 않았다. 입양할 때는 상징이 됐던 동물이, 퇴임 뒤에는 비용과 관리 책임 논란 끝에 정부로 돌아갔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판 여론이 생겼다. 그 직후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따뜻한 삽화가 담긴 ‘유기견 돕기’ 달력이 공개되자, 반대편에서는 이를 강한 모순으로 받아들였다.
문다혜 씨 측 프로젝트는 유기견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소개됐다. 텀블벅에 올라온 프로젝트는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모습을 담은 삽화 달력과 엽서를 제작해 판매하고, 수익금을 유기견 보호단체에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 프로젝트는 문다혜 씨가 직접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고, 삽화는 SNS에 공개된 사진 등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한겨레도 해당 달력과 엽서 판매가 유기견 돕기 성금을 모집하는 프로젝트라고 보도했다.
기획 의도만 놓고 보면 유기견 보호를 위한 후원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치권의 반응은 달랐다. 국민의힘은 풍산개 반환을 ‘파양’ 프레임으로 읽었다. 신주호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유기견을 만든 장본인 문 전 대통령이 유기견 보호라니 모순”이라는 취지의 논평을 냈고, “또 다시 생명을 이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보내는 그 냉혹함이 무섭고 소름 돋는다”고 비판했다. 이 표현은 이후 여러 매체를 통해 인용되며 논쟁의 핵심 문장처럼 퍼졌다.
장동혁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이 기르다 정부에 반환한 풍산개 곰이와 송강이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넘어간 사실을 언급하며, 달력 소개글에 담긴 ‘살아있는 모든 것들을 귀하게 여긴다’는 취지의 문구를 겨냥했다. 경향신문은 장 원내대변인이 “곰이와 송강이가 달력을 보면서 어떤 마음일지 쉽게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이 사안이 민감했던 이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이미지와도 관련이 깊다. 문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부터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습으로 친근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유기견 출신 반려견 토리, 반려묘 찡찡이 등은 문 전 대통령의 상징적 이미지 중 하나였다. 그런 인물이 북한에서 선물받은 풍산개를 반환한 직후, 반려동물 삽화 달력으로 유기견 후원을 한다는 구도는 지지층과 반대층 사이에서 완전히 다르게 읽혔다.
지지층에게 달력 프로젝트는 선의의 후원이었다. 풍산개 반환 문제는 대통령기록물 관리라는 제도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고, 유기견 보호를 위한 달력 제작은 별개의 선한 활동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프로젝트는 빠르게 후원금을 모았다. 경향신문은 목표액 200만 원이던 펀딩이 하루 만에 900만 원을 돌파했고, 12월 10일 현재 약 6500만 원이 모였다고 전했다. 이후 보도에서는 총 모금액이 1억6000만 원에 달했다는 내용도 나왔다.
반면 반대층에게 이 장면은 정치적 위선으로 보였다. 곰이와 송강 반환 과정에서 “돈 때문에 파양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미 제기된 상황이었다. 그런 직후 “유기견 돕기”라는 이름으로 문 전 대통령과 반려동물의 따뜻한 이미지를 활용하는 것은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그래서 국민의힘 논평은 단순히 달력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문 전 대통령의 동물 사랑 이미지 전체를 겨냥했다.
물론 풍산개 반환을 곧바로 일반적 의미의 유기나 파양과 동일시하는 데에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곰이와 송강은 대통령기록물로 분류됐고, 이후 국가 관리 체계 안에서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옮겨졌다. 연합뉴스는 곰이와 송강이 분양이 아니라 대여 형식으로 우치동물원에 넘어왔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법적 성격만 놓고 보면 일반 반려견을 무책임하게 버린 사건과 동일하게 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정치적 타격은 컸다. 정치에서 사실관계만큼 중요한 것이 상징이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선물한 풍산개,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이미지, 유기견 돕기 달력, 딸 문다혜 씨의 기획, 그리고 광주 우치동물원 이송 소식이 한꺼번에 겹치면서 하나의 장면이 만들어졌다. 이 장면은 지지층에게는 선의와 제도 문제의 오해였지만, 반대편에게는 “이미지를 활용해놓고 책임은 피했다”는 비판의 근거가 됐다.
문 전 대통령은 이후 풍산개를 넘겨받은 광주시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문 전 대통령과 통화했고, 문 전 대통령이 “광주에 우리 풍산개를 부탁드린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문 전 대통령이 곰이와 송강을 완전히 무관심하게 내친 것이 아니라는 반론의 근거로도 읽힐 수 있다.
결국 이 논란은 한 장의 달력보다 훨씬 큰 문제를 드러냈다. 정치인이 쌓아온 이미지는 사소한 모순에도 쉽게 흔들린다. 특히 생명, 반려동물, 선의, 기부 같은 주제는 감정의 파급력이 크다. 아무리 제도적 설명이 가능해도, 대중이 보는 장면이 “기르던 개를 보낸 뒤 유기견 돕기 달력을 판다”로 압축되면 방어는 어려워진다.
2022년 12월의 문다혜 달력 논란은 그래서 단순한 굿즈 판매 논란이 아니었다. 그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반려동물 이미지와 풍산개 반환 논란이 충돌한 사건이었다. 한쪽에서는 선의의 기부라고 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냉혹한 이미지 정치라고 했다. 진실은 그 사이 어딘가에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치의 세계에서 상징은 때로 사실보다 빠르게 판단을 만든다. 곰이와 송강이 광주로 떠난 직후 등장한 달력은 바로 그 상징의 위험성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참고문헌
- 경향신문, 「‘문재인과 반려동물’ 달력에…국민의힘 ‘키우던 풍산개는’」, 2022년 12월 10일.
- 동아일보, 「‘유기견 기부’ 文 달력 기획한 딸 다혜씨…“풍산개 보내며…”」, 2022년 12월 9일.
- 연합뉴스, 「풍산개 ‘곰이’·‘송강’, 광주 우치동물원으로 이송」, 2022년 12월 12일.
- 국민의힘 논평 관련 보도, 「‘반려견과 다정한 文’ 담은 달력…목표액 78배 넘긴 1억6000만 원」, 2022년 12월 19일.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