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이란전은 이제 군사행동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거래가 됐다. 문제는 그 거래가 너무 비싸졌다는 데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행정부는 전쟁 개시 첫 이틀 동안 탄약비만 56억 달러를 썼고, 엿새 누적 전비는 최소 113억 달러를 넘긴 것으로 의회에 보고했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비용은 더 커지고, 미국 내에서는 “무엇을 얻고 끝내려는 전쟁이냐”는 질문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트럼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휴전이 아니다. 포성이 멎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유권자에게 내밀 수 있는 성과표, 곧 “돈은 들었지만 남긴 것도 있었다”는 결과물이 필요하다.
그 성과표의 첫 줄에 놓인 것이 우라늄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월 30일 트럼프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을 협상으로 넘겨받거나, 필요하다면 군사적으로라도 확보·제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WSJ 라이브 보도에서도 트럼프는 이란이 전쟁을 끝내려면 우라늄을 포기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것은 단순한 핵비확산 요구가 아니다. 전쟁을 “끝낸다”는 이름 아래, 이란의 가장 민감한 전략자산을 미국이 처리 가능한 대상으로 만들겠다는 뜻에 가깝다. 종전의 조건이 영토가 아니라 우라늄이 되는 순간, 협상은 외교라기보다 전리품 정리에 가까워진다.
이 우라늄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란의 60% 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440.9kg으로 제시했다. 로이터는 이 정도 규모가 추가 농축 시 핵무기 약 10기 분량의 물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은 단지 전쟁 중단이 아니라, 전쟁 이후에도 다시 핵 위기가 되살아나는 상황을 틀어막는 것이다. 트럼프가 우라늄 문제를 끝까지 쥐고 늘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자산을 넘겨받거나 무력화해야만 그는 이번 전쟁을 “위협 제거”라는 말로 포장할 수 있다.
둘째 줄은 석유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에너지 흐름의 목줄이다. 로이터는 이 해협을 통해 세계 에너지 교역의 약 20%가 오간다고 짚었고, 최근 전황 속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115달러 선까지 치솟으며 3월 한 달 상승률이 약 59%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는 단순한 시장 불안이 아니다. 중동전이 길어질수록 미국이 감당해야 할 것은 전비만이 아니라, 고유가와 물가상승이 자국 정치에 되돌아오는 역풍이다. 그래서 트럼프는 우라늄만이 아니라 석유 흐름도 정리해야 한다. 핵문제를 움켜쥐고, 에너지 질서의 충격도 통제해야 비로소 “비싼 전쟁이었지만 헛되진 않았다”는 서사가 완성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란이 아직 완전히 무너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로이터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이 전쟁 3주가 넘도록 걸프 지역의 핵심 에너지 시설과 각종 목표물을 계속 타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측도 이란 미사일 전력의 약 3분의 1 정도만 확실히 파괴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는 곧 이란이 끝까지 비용을 높이는 방식으로 버틸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과 동맹의 군사·에너지 인프라가 계속 흔들릴수록, 워싱턴은 더 빨리 ‘결과물을 챙긴 종료’를 압박받게 된다. 전쟁을 멈추고 싶어도 빈손으로는 멈출 수 없는 구조가 된 셈이다.
결국 트럼프의 계산은 단순하면서도 위험하다. 어떻게든 전쟁비용을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우라늄을 넘겨받고, 석유 질서의 충격을 관리하며, 이란의 재공격 능력을 일정 수준 이하로 눌러놓아야만 그는 이번 전쟁의 청구서를 정치적으로 정산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이란전은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도 핵 문제도, 유가 충격도, 중동 불안도 정리하지 못한 실패한 거래로 남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협상은 평화회담이 아니다. 전쟁의 마지막 영수증을 누가, 어떤 자산으로 결제할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냉혹한 정산 협상에 더 가깝다. 트럼프는 포성을 멈추는 것보다, 그 끝에 무엇을 손에 쥐고 서 있느냐를 더 중시하고 있다. 이란전의 마무리는 결국 평화의 언어가 아니라 계산서의 언어로 쓰일 가능성이 크다.
참고문헌
- Wall Street Journal, Trump Weighs Military Operation to Extract Iran’s Uranium, 2026-03-30.
- Reuters, Trump administration says cost of Iran war’s first two days was $5.6 billion, 2026-03-10.
- Reuters, Trump administration estimates Iran war cost at over $11 billion in six days, 2026-03-11.
- Reuters, One month into Iran war, only hard choices for Trump, 2026-03-28.
- Reuters, How hard would it be to stop Iran’s missile threat?, 2026-03-20.
- Reuters, Crude oil and LNG supply are at risk of the worst-possible scenario, 2026-03-30.
- Reuters, Brent heads for record monthly jump as Houthi attacks widen Gulf conflict, 2026-03-29.
- Reuters, What is the Strait of Hormuz and why is it so important for oil?, 2026-02-28.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