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주범 돼야” 쌍방울 대북송금 녹취 폭탄… 박상용 검사, 끝내 칼날 위에 서다
검사의 칼은 원래 날카로워야 한다. 문제는 그 칼끝이 법과 증거를 향해 서 있느냐, 아니면 미리 정해둔 결론을 향해 휘둘러지느냐다. 2026년 3월 29일 더불어민주당이 공개한 박상용 검사 관련 녹취는 바로 그 오래된 의심을 다시 소환했다. 공개된 녹취에서 박 검사가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이 되고 이 사람이 종범이 되는 식의 자백이 있어야”라고 말한 대목은, 수사가 진실을 찾는 과정이 아니라 ‘원하는 그림’을 맞추는 과정이었느냐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진다. 민주당과 서민석 변호사 측은 이를 회유와 압박의 정황으로 규정하며 공수처 수사, 위증 고발, 탄핵소추까지 요구하고 있다. 반면 박 검사 측은 이 녹취가 짜깁기됐고, 자신이 제안한 것이 아니라 서 변호사 측 요청의 법리상 한계를 설명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한다. 지금 이 사건의 핵심은 어느 한쪽의 선동 문구가 아니라, 과연 수사기관이 사건의 결론을 유도했는지 여부다. 그 점에서 이 녹취는 개인의 명예 문제가 아니라 사법 시스템의 신뢰 문제로 커지고 있다.
정치권은 늘 검찰을 두고 두 가지 얼굴을 본다. 내 편을 겨누면 정치검찰이라 부르고, 상대를 겨누면 정의의 칼이라고 치켜세운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유독 위험한 이유는, 녹취 속 표현이 단순한 수사기법 논란을 넘어 ‘진술 설계’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특정 인물을 주범으로 놓고 나머지 진술 구조를 그에 맞춰 재배치하려 했다면, 그것은 수사가 아니라 각본이다. 특히 보석, 추가 영장 미청구, 공익제보자 가능성 같은 민감한 요소들이 진술 방향과 연결된 듯한 표현은 대중에게 “검찰이 사실을 캐는 조직인가, 서사를 짜는 조직인가”라는 불신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민주당이 이 사안을 지방선거 국면의 검찰심판 프레임으로 확장하려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녹취의 진위와 전체 맥락이 아직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이미 정치적으로는 폭발력이 큰 뇌관이 된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걸음 더 냉정해질 필요도 있다. 박상용 검사와 당시 수사팀은 즉각 “짜깁기 녹취”라고 반박했고, 오히려 종범 기소나 감형 취지 요구는 서 변호사 측이 먼저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박 검사는 대화 전체 공개를 요구하며, 발언 취지는 ‘법리상 그런 거래는 불가능하다’는 설명이었다고 맞섰다. 이 반박이 사실이라면, 현재 유통되는 짧은 구간만으로 검사의 범죄나 비위를 단정하는 것도 성급한 정치적 소비가 된다. 결국 이 사건은 “한쪽이 공개했다”는 사실만으로 끝날 수 없다. 원본 녹취의 전체 맥락, 전후 대화, 실제 수사기록, 그 이후 진술 번복과 법정 진술의 연쇄까지 함께 검증돼야 한다. 법치는 한 문장에 의해 무너지지 않지만, 맥락을 잃은 한 문장에 의해 여론 재판이 열릴 수는 있다.
그럼에도 박상용 검사의 정치적 운명이 가벼울 수는 없다. 사실 여부가 최종 확정되기 전이라도, 이미 이름은 ‘대북송금 수사’의 상징에서 ‘회유 의혹 녹취’의 상징으로 이동했다. 한국 정치에서 검사는 칼을 쥐는 순간부터 스스로도 칼날 위에 선다. 남을 겨누던 논리와 방식이 언젠가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직결된 사건을 다뤘던 검사라는 점에서, 이번 논란은 단순한 실무 논쟁이 아니라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권 행사 전반의 정당성을 다시 재심문하는 계기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국정조사와 공수처 카드를 동시에 거론하는 것도 그런 흐름의 일부다. 박 검사 개인의 법적 책임이 어디까지 인정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정치적 상처는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검찰이 정권의 칼이었는지, 아니면 법의 칼이었는지 묻는 사회적 심판에서 박상용이라는 이름은 이제 피해가기 어려운 표적이 됐다.
그래서 이 사안을 다루는 가장 정확한 태도는 두 극단을 모두 경계하는 것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의혹을 곧장 유죄처럼 소비하는 것도 위험하고, 반대로 “원래 수사는 거칠 수 있다”는 말로 넘기는 것도 더 위험하다. 검찰의 언어가 피의자와 변호인에게 어떻게 작동했는지, 그 언어가 협상인지 설명인지 압박인지, 제도권 수사기관은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 수사기관의 권한은 강할수록 절제돼야 하고, 절제되지 않은 권한은 결국 권력 그 자체로 의심받는다. 이번 녹취가 박상용 검사 개인의 몰락으로 끝날지, 아니면 검찰권 전반의 민낯을 드러내는 전환점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 다만 분명한 것은 하나다. 칼이 너무 오래 권력을 믿고 흔들리면, 어느 날 그 칼의 주인도 칼날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그게 날칼 박상용의 진짜 운명일 수 있다.
참고자료
- 경향신문, 「민주당, “이재명씨가 주범 돼야” 검사 녹취 공개…지방선거 앞 검찰심판론 띄우기」, 2026.03.29.
- 뉴시스, 「與 “박상용 검사, ‘이재명씨가 완전히 주범돼야’ 대북송금 자백 회유”」, 2026.03.29.
- 연합뉴스, 「與 “검찰, 李대통령 잡으려 진술조작 확인”…박상용 녹취 공개」, 2026.03.29.
- 한겨레, 「“이재명이 주범 되는 자백 있어야 돼” 녹취…박상용 검사 “짜깁기”」, 2026.03.29.
- MBC, 「與 “박상용 검사, ‘이재명 대북송금 주범 자백’ 회유”‥朴 “짜깁기”」, 202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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