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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를 든 전쟁장관: 헤그세스의 ‘예수의 이름으로 폭력’ 기도는 미국 군대를 어디로 끌고 가나

미국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가 군사작전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기독교적 언어를 사용하면서, 논란이 단순한 개인 신앙 고백 차원을 넘어 군의 종교중립성과 종교자유 침해 문제로 번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AP 보도에 따르면 헤그세스는 3월 25일 펜타곤 기독교 예배에서, 미군이 “자비를 베풀 가치가 없는 자들”에게 “압도적 폭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고, 이를 “위대하고 강력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마무리했다. 이는 이란 전쟁 개시 이후 처음 열린 월례 예배였다는 점에서 더욱 파장이 컸다. 

문제는 이 발언이 단순히 종교적 수사를 쓴 것이 아니라, 국가의 군사행동에 특정 종교의 도덕적 정당성을 직접 덧씌운 장면으로 읽힌다는 데 있다. 미국 군대는 헌법상 특정 종교에 예속되지 않는 국가기관이고, 현역 장병들 역시 개신교·가톨릭·유대교·이슬람·불교·무종교 등 매우 다양한 배경을 갖고 있다. 그런데 국방장관이 군사 폭력을 두고 예수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우면, 그것은 “개인의 신앙”을 넘어 “국가의 무력 사용이 기독교적 사명처럼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신호”가 된다. PBS는 실제로 이러한 헤그세스의 기독교 수사가 전쟁 국면에서 다시 강한 scrutiny, 즉 집중적 검증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짚었다. 

비판이 커지는 이유는 헤그세스의 이번 발언이 돌출 행동이 아니라는 점이다. AP와 워싱턴포스트 계열 보도에 따르면 그는 취임 이후 펜타곤에서 매달 기독교 예배를 주최해 왔고, 이번 예배는 특히 이란 전쟁 이후 첫 행사였다. Reuters 영상 보도에서도 헤그세스는 3월 초 미주 지역 국방 관계자들 앞에서 서구와 기독교 정체성을 함께 거론하며, 미국 대륙이 “기독교를 유지할 것인지”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말했다. 즉 그는 이미 국방정책과 문명·신앙의 언어를 혼합해 말해 온 셈이다. 



이쯤 되면 쟁점은 분명해진다. 미국 국방장관이 장병들에게 “국가를 위해 복무하라”가 아니라, 사실상 “기독교적 문명 방어”라는 뉘앙스를 주기 시작하면, 비기독교 장병들은 어디에 서야 하나. 참여가 자발적이라 해도, 군대는 본질적으로 위계조직이다. 상관이 공개적으로 반복하는 종교적 언어는 명시적 강요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침묵의 압박이 된다. Daily Beast는 현역·예비역·군목들 사이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비복음주의 장병들이 주변화될 수 있다는 걱정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Guardian도 군 종교자유 단체가 지휘관들의 종말론적·기독교 우월주의적 언어 사용과 관련해 200건이 넘는 불만을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대외적 효과다. 미국이 이슬람권 국가와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국방장관이 “예수의 이름으로 압도적 폭력”을 기도하면, 적대 진영은 이를 즉시 문명전쟁·종교전쟁 프레임으로 번역할 수 있다. Al Jazeera는 이미 헤그세스와 일부 군 지휘관들의 종교적 언어가 이란 전쟁을 성전 구도로 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비판을 전했다. 이는 미국의 아랍 동맹국들에도 불편한 신호가 될 수 있고, 군사작전을 외교적으로 정당화해야 하는 워싱턴에는 오히려 부담이다. 

실제로 종교권 내부에서도 불편함이 드러났다. Guardian에 따르면 교황 레오는 3월 29일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종교를 이용하는 지도자들을 강하게 비판했고, 헤그세스의 최근 기도 논란에 대한 사실상 우회적 반박으로 해석됐다. 다시 말해 이번 논란은 “세속주의자 대 기독교인”의 단순 구도가 아니라, 신앙의 이름으로 국가폭력을 축복해도 되느냐는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 번지고 있다. 

헤그세스 지지자들은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기독교인인 장관이 예배에서 기도한 것이 왜 문제냐고. 그러나 비판자들이 묻는 것은 신앙 자체가 아니다. 왜 하필 국방장관이, 왜 하필 전쟁 중에, 왜 하필 군사폭력을 놓고, 왜 하필 예수의 이름으로 그것을 말하느냐는 것이다. 개인 신앙의 자유는 보호받아야 한다. 하지만 국가의 무력 사용은 특정 종교의 구원 서사에 올라타는 순간, 민주주의적 통제와 헌법적 중립성을 흔들 수 있다. 펜타곤이 교회가 되는 순간, 군대는 더 이상 모든 시민의 군대이기 어렵다. 

결국 이번 파문은 헤그세스 개인의 언행 논란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것은 트럼프 2기 미국이 군사력, 종교, 문명 정체성을 하나의 패키지로 묶으려 하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미군 내부의 종교다양성과 헌법 원칙이 얼마나 흔들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음이다. “예수의 이름으로 폭력”은 지지층에게는 결의의 언어일지 몰라도, 군의 중립성과 미국의 대외 신뢰를 생각하면 너무 비싸고 위험한 수사다. 전쟁은 원래 잔인하지만, 그것을 신의 이름으로 포장하는 순간 더 위험해진다. 

참고문헌

  • The Washington Post, At Pentagon Christian service, Hegseth prays for violence ‘against those who deserve no mercy’, 2026-03-25.  
  • Associated Press, At Pentagon Christian service, Hegseth prays for violence ‘against those who deserve no mercy’, 2026-03-25.  
  • PBS NewsHour, Pete Hegseth’s Christian rhetoric reignites scrutiny after the U.S. goes to war with Iran, 2026-03.  
  • Reuters, Hegseth says Americas face test of whether they will remain Christian, 2026-03-05.  
  • The Daily Beast, Pentagon Pete’s Jesus War Talk Freaks Out Troops, 2026-03-30.  
  • The Guardian, ‘A very dangerous person’: alarm as Pete Hegseth revels in extremist Christian rhetoric, 2026-03-08.  
  • The Guardian, Pope seems to rebuke Hegseth in remarks about leaders with ‘hands full of blood’, 2026-03-29.  
  • Al Jazeera, Why are the US and Israel framing the ongoing conflict as a religious war?, 2026-03-04.

Socko/Gh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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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세계로, 세계를 한국으로- Socko is a Korean editorial writer analyzing geopolitics, economics, and power structures with clarity, depth, and a touch of refined satire. From local politics to global shifts, Socko delivers commentary that informs, questions, and challenges. Socko는 국제정치·경제·권력 구조를 깊이 있게 해석하는 한국의 에디토리얼 라이터로, 정교한 풍자와 분석을 통해 세상의 본질을 드러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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