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성창경TV 보도에 따르면 황교안 전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 재판을 담당한 백대현 부장판사를 상대로 국제 제소에 나섰다. 표면상 대상은 판사 개인이지만, 이 움직임의 실제 표적은 그보다 훨씬 크다. 이번 제소는 특정 재판의 결과를 뒤집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현 정부가 서 있는 ‘정당성의 바닥’을 국제 규범 위에 올려 시험대에 올리는 정치적 질문이다.
핵심은 ‘공정한 재판’이라는 보편 규범이다. 선고 기일의 설정, 핵심 증인 채택 여부, 종속 사건의 선후 판단, 헌법적 쟁점의 취급 방식 등 제소 사유로 제시된 항목들은 모두 결론이 아니라 ‘과정’을 겨눈다. 이는 매우 계산된 선택이다. 결과를 다투면 국내 사법의 울타리 안에 갇히지만, 과정을 문제 삼으면 국제 인권 기준이라는 외부 잣대가 개입한다. 판사 한 명의 판단을 넘어, 정권이 사법을 통해 무엇을 서둘렀는지가 질문의 중심으로 이동한다.
이 지점에서 겨냥점은 자연스럽게 이재명 정권으로 옮겨간다. 제소의 정치적 효과는 “유·무죄”가 아니라 “정권의 행태가 국제 기준에 비춰 어떻게 보이는가”에 있다. 방어권·무죄추정·무기대등 같은 원칙은 이념을 가리지 않는 공통분모다. 이 프레임이 작동하는 순간, 논쟁은 국내 진영 싸움을 벗어나 대외 신뢰의 문제로 확장된다.
왜 지금인가도 중요하다. 국제 제소는 즉각적인 제재를 보장하지 않는다. 대신 지속적인 ‘감시 신호’를 만든다. 이 신호는 외교·투자·동맹의 언어로 번역된다. 즉, 이번 행보의 목표는 판사 개인의 책임 추궁이 아니라, 정권이 감당해야 할 비용의 지형을 바꾸는 것이다. “사법의 속도전”이 의혹을 키울수록, 국제적 시선은 더 오래 남는다.
또 하나의 계산은 프레임 전환이다. 그동안 정권을 둘러싼 논쟁은 인물과 사건에 묶여 있었다. 국제 제소는 이를 규범과 절차의 문제로 바꾼다. 이 전환이 성공하면, 정부는 특정 사건의 방어를 넘어 사법 전반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증명해야 하는 위치에 선다. 방어의 무게가 달라지는 대목이다.
결국 이번 제소의 질문은 단순하다. 정권은 ‘이길 수 있는 재판’을 원했는가, ‘설득 가능한 절차’를 선택했는가. 판사 개인을 향한 화살처럼 보이지만, 화살의 끝은 정권의 선택을 겨눈다. 국제 규범의 언어로 던진 이 질문은 당장 답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시간을 두고 정당성의 내구도를 시험한다. 그래서 이 제소는 판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정권의 취약 지점을 정확히 찌르는 정치적 장치다.
한 줄 요약
국제 제소의 표적은 판사가 아니라 정권의 ‘절차적 정당성’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묻는 순간, 비용은 커진다.
참고자료
1. 국제 인권 규범 · 공정재판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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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Covenant on Civil and Political Rights (ICCPR)
– Article 14: Right to a fair and public hearing, equality of arms, presumption of innocence
(UN General Assembly 채택, 대한민국 비준) -
UN Human Rights Committee, General Comment No. 32
– 공정한 재판의 구성요소, 방어권 보장, 재판 지연·서두름의 문제 -
UN Basic Principles on the Independence of the Judiciary
– 사법부 독립과 절차적 공정성의 국제 기준
2. 국제 제소·외교적 ‘감시 신호’의 정치적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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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 Department of State, Country Reports on Human Rights Practices
– 사법 독립, 공정재판 침해 사례가 외교·인권 평가로 전환되는 구조 -
U.S. Department of the Treasury – Global Magnitsky Act Framework
– 인권 침해 및 사법 남용이 제재 검토 대상으로 전환되는 기준 -
Freedom House – Rule of Law & Judicial Independence Reports
– 절차적 정당성이 국가 신뢰도·투자 환경에 미치는 영향 분석
3. 국내 헌법·형사 절차 관련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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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12조, 제27조
– 적법절차 원칙, 재판을 받을 권리 -
형사소송법 제33조·제34조·제294조
– 변호인의 방어권, 증인 신문과 실체적 진실 발견의 원칙 -
헌법재판소 결정례(적법절차·방어권 관련)
– 형사 절차에서 헌법적 심리의 필요성에 대한 누적 판단
4. 비교 사례 · 국제 정치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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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American Commission on Human Rights (IACHR) – Venezuela Cases
– 사법의 정치화가 국제 인권 절차로 확장된 선례 -
European Court of Human Rights (ECHR) Case Law
– 재판 속도·방어권 침해가 ‘공정성 결여’로 판단된 판례들
5. 언론·분석 자료 (보도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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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창경TV 보도: 황교안 전 대표 국제 제소 관련 인터뷰 및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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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일간지·법조 전문 매체의 사법 공정성·절차 논쟁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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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인권 NGO(HRW, Amnesty International)의 사법 독립 관련 연례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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