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에 경고등… 국제사회가 집단 경적을 울린 이유
“이 나라는 지금 어디로 기울고 있는가”
[논평]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민주연맹(IDU) 총회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특정 국가의 내부 정치 상황을 두고, 그것도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한 민주주의·법치 관련 공식 결의안이 채택된 것이다. 이는 외교적 수사나 의례적 우려를 넘어선다. 국제사회가 “경적”을 울린 순간이다.
IDU 의장인 스티븐 하퍼 전 캐나다 총리는 서신을 통해, 회원국들이 한국의 현재 상황을 단순한 정권 교체나 정책 논쟁이 아닌 체제 방향의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핵심은 하나다.
한국이 번영의 자유민주 진영에 남아 있을 것인가, 아니면 통제와 억압의 경로로 기울고 있는가.
국제사회의 시선이 날카로워진 이유는 구체적이다. 첫째, 입법 권력의 과도한 집중이다. 다수 의석을 점한 정당이 제도적 견제 없이 국정을 밀어붙이는 구조는, 외부에서 볼 때 ‘효율’이 아니라 일당 지배 위험으로 해석된다.
둘째, 사법부 독립성 논란이다. 특정 정치인을 둘러싼 재판 일정 조정, 수사·기소 선택성 논란은 외국의 민주주의 지표 기관들에게 즉각적인 경고 신호로 읽힌다. 사법은 민주주의의 최후 완충장치이기 때문이다.
셋째, 자유의 영역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징벌적 손해배상제, 최대 수억·수십억 원대 과징금 가능성은 국제 기준에서 ‘비판 봉쇄 수단’으로 분류된다. 종교 영역 역시 예외가 아니다. 대형 종교단체에 대한 전방위 수사와 압수수색은, 정당성을 떠나 국가 권력이 신념 영역까지 진입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그렇다면 질문은 이것이다.
“한국이 중국이나 북한 체제로 경도되고 있느냐”는 의혹은 과장일까?
국제사회는 그렇게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방향성이 위험하다.”
강력한 중앙집중, 사법의 정치화 논란, 표현·종교의 위축은 중국·북한식 체제의 ‘완성형’이 아니라, 그 초기적 구조 신호로 읽힌다는 것이다.
이번 IDU 결의안이 특히 민감한 이유는, 대한민국 보수 정치 세력의 정통성과 존재 필요성을 명시적으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는 특정 정당을 지지한다기보다, 민주주의가 작동하려면 균형 있는 대안 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국제적 원칙 선언에 가깝다.
이 상황은 항해 중인 배의 평형추가 고장 나 한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장면과 닮아 있다. 외부 선단이 동시에 경적을 울린 것은, 배를 접수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전복되기 전에 방향을 잡으라는 신호다.
국제사회는 한국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지금은, 예의 바른 침묵의 단계가 끝났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