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인 “나를 고발하라”…이재명 조폭 공방, 다시 불붙나
SBS 사과와 법원 판단 이후에도 끝나지 않은 논란…핵심 폭로 당사자의 정면 대응이 정치권 공방에 다시 불을 붙이고 있다.
전 성남시의회 의원 이기인이 “나를 고발하라”는 취지로 정면 대응에 나서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던 이재명 조폭 연루 공방이 다시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이번 논란은 과거처럼 단순 의혹 제기만으로 흘러가기 어렵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의 사과와 관련 허위 주장에 대한 법원 판단이 이미 나온 상황이어서, 지금의 공방은 사실관계 재확인 못지않게 언론 책임, 정치적 프레임, 여론전의 성격까지 함께 얽힌 복합전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최근 여론 악화의 핵심은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후폭풍, 이를 둘러싼 시청자 게시판 글과 SNS 재확산, 그리고 뜬금없다는 반응까지 나온 ‘마약왕’ 박왕열 송환 이슈가 한 시점에 포개지며 정권의 메시지 관리 방식 자체가 도마에 오른 것에 가깝다. 문제는 각각의 사건이 별개인데도, 대중은 그것을 따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먼저 SBS 공방은 단순한 언론 비판을 넘어선 정치적 상징성을 띠게 됐다. 이재명은 X를 통해 SBS 시청자 게시판 글 캡처를 공유하며 해당 사안을 정면으로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 장면은 지지층에게는 왜곡보도 반격으로 보일 수 있어도, 반대층에게는 권력이 언론을 직접 압박하는 듯한 인상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 특히 “과거를 바로잡는다”는 메시지가 “불편한 기억을 지우려 한다”는 해석과 충돌하면서, 사안은 사실관계 논쟁을 넘어 프레임 전쟁으로 번졌다.
여기에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일부 게시글과 영상은 분위기를 더 자극한다. 문제는 그 글의 작성자 정체, 핵심 발언자의 동일성, 주장 내용의 사실 여부가 공적 검증을 거쳤는지가 불분명하다는 점이다. 이 불확실성 자체가 오히려 정치적으로는 더 강한 연료가 된다. 지지자들은 “숨겨진 진실”이라고 믿고, 반대편은 “검증 안 된 폭로의 재탕”이라고 본다. 결국 진실 공방보다 먼저 감정적 확신의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박왕열 송환도 같은 맥락에서 역설적으로 읽힌다. 정부의 공식 설명은 분명하다. 필리핀 수감 중이던 박왕열을 국내로 데려온 이유는, 그가 현지 복역 중에도 텔레그램 등을 통해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수사하고, 공범과 범죄수익까지 추적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이번 송환은 이재명 대통령이 3월 3일 한-필리핀 정상회담에서 직접 임시인도를 요청한 뒤 약 3주 만에 성사됐다. 정부는 이를 초국가 범죄 대응 성과로 설명했다.
하지만 여론은 언제나 공식 명분대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평소 큰 관심이 없던 해외 수감 범죄자를 대통령이 직접 요청해 데려왔다는 사실 자체가 과잉 연출처럼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바로 그 시기에 언론 공방까지 겹치면, 정권이 보여주고 싶은 메시지는 “국민 보호”인데, 국민 일부가 받아들이는 인상은 “강한 사람에게는 강경하고, 싫은 말에는 예민하다”는 식으로 뒤틀릴 수 있다.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은 사실보다 배열의 예술인데, 이번에는 그 배열이 좋지 않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지금 이재명 정부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단일 의혹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이슈들이 ‘과거 세탁’, ‘언론 압박’, ‘보여주기식 강경 대응’이라는 하나의 감정선으로 묶여버리는 현상이다. 박왕열 송환 자체의 공식 목적은 수사 확대와 공범 추적이지만, 공방이 거센 시기에 대통령이 직접 전면에 등장한 순간 정치적 해석의 공간도 함께 열린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더 강한 메시지가 아니라, 각각의 사안을 분리해 설명하고 불필요한 상징정치를 줄이는 일일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실과 별개로 여론은 “왜 지금, 왜 대통령이 직접, 왜 이렇게까지”라는 질문 쪽으로 더 기울 수밖에 없다.
참고문헌
- 뉴시스,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 전격 송환…경찰 ‘공범 등 실체 규명’」, 2026-03-25.
- 뉴시스, 「이 대통령, ‘마약왕’ 송환에 ‘국민 해치는 자 끝까지 추적’」, 2026-03-25.
- 뉴시스, 「필리핀 ‘마약왕’ 박왕열, 국내 송환…수감 중 韓에 마약 유통한 혐의」, 2026-03-25.
- 연합뉴스TV, 「이 대통령 ‘우리 사회 안전·질서 해치면 끝까지 추적해 심판’」, 2026-03-25.
-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계열
chosunmedia의 영상물 ‘흑백여의도‘, 2026-03-26.
Socko/Ghos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