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SocietyOPINION
‘괜찮다’와 ‘귀찮다’가 가르는 한국 시장의 합격선
한국 사회와 시장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단어는 ‘괜찮다’와 ‘귀찮다’다. 이 두 단어는 감정 표현이 아니라, 소비자와 시민이 일상에서 내리는 냉정한 판단 기준이다. 국내외에서 이미 검증된 사업 방식이라 해도,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면 한국에서는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한국에서 ‘괜찮다’는 낮은 평가가 아니다. 최고는 아니지만 지금 쓰기에 충분하다는 합격선이다. 반면 ‘귀찮다’는 가격이나 품질 이전에 탈락을 의미한다. 설명이 필요하고, 과정이 길며, 시간을 요구하는 순간 소비자는 불평하지 않는다. 다만 선택하지 않을 뿐이다.
많은 외국 브랜드와 사업 모델이 이 지점에서 오판한다. 해외에서 성공한 공식이 곧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는 가정이다. 그러나 한국 시장이 묻는 질문은 단순하다. “그래서 이 방식이 지금 내 삶을 편하게 만드는가.” 이 질문에 즉답하지 못하면, 글로벌 표준이나 철학은 설득력이 없다.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성급함이 아니라 지연을 비용으로 계산하는 합리성에 가깝다. 기다림, 이동, 반복, 설정은 모두 가격표 없는 비용이다. 그래서 완벽하지 않아도 빠르고 편하면 선택받고, 정교해도 번거로우면 외면받는다.
결국 한국 시장에서 성공의 조건은 바뀌었다. 검증된 방식인가보다 중요한 것은 체감 가능한 편의성이다. ‘괜찮다’는 승인이고, ‘귀찮다’는 조용한 퇴장 명령이다. 이 기준은 외국 브랜드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세상소리 ㅣ Master of Satire
Socko